어젯밤에 남편이 나한테 말했다
"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고추 따야해"
"저번날 따자니까 아직 딸때 안됐다구 하구선..."
"장날 고추값 비샀다는데 곯아서 떨어지기 전에 따자"
오늘 새벽
고추 따러가자고 깨워서 보니까 6시30분
난 이 시간에 일어나는게 젤 싫은데 어쩔수없이 일어났다
고추래야 우리의 일용할양식으로 조금 심었는데
금방 따겠거니 했는데 땀은 나고 모기는 왜 나 한테만 헌혈을 하래는지
이마가 물렸는지 가려워 죽겠고
억지로 다 땄는데 에~~~게 겨우 쌀자루로 반정도(20kg정도)
"이거 따느라고 둘이서 한시간 이상을 고생했네
돈으로 치면 몇푼 되지도 않을것이" 라고 내가 힘들다는 투로 말했다
"에~게가 뭐야 이런걸 돈 주고 어디서 사냐?? 아랫동네 가봐라
고추가 분 바르고 앉아있더라"
"고추가 시집이라도 가나 분은 왜 바르고 있대??"
"분을 뽀얗게 바르고 화장하고 있더라 그렇게 약들을 하니..."
우리는 고추밭옆에 심어놓은 수박(비탈밭이라서 장마에 넝쿨 다 죽고
자라다만 덜익은 수박) 을 따서 바위에 툭쳐서 갈라먹고
찰옥수수는 아직 영글지않아서 사료용 옥수수 몇개따 놓고
(사료용 옥수수는 약간 덜 영글었을때는 먹을만하다)
사료기계에서 어제 만들어놓은 사료 꺼내고 다시 풀과 여러가지
부산물넣고 사료 만들고...
에~~~~~구 더워 죽는 줄 알았네
남편이 사료 주는동안 난 들어와서 씻고 밥 앉히고
그렇게 10시30분에 아침을 먹었다
거실에 편한자세로 누워 하늘을보니 "여기가 천국이야..." 라는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졌다
앞뒤에서 시원한 공기가 들어오고 갖가지 벌레소리 매미소리 새소리 들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