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6월 20일 일요일 맑음
오늘 성당에 못 갔다. 집안의 화목을 위해 내가 정말 죽기보다 더 힘든 결정을 했다. 또 다른 이유는 어제부터 지하수를 파고 수도공사를 하는 중인데...
여태 골 아픈 것을 모르고 살아온 나인데, 매일 견디기 힘들 정도로 골이 아프다.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시집살이가 정신적인 고통을 더 해만 간다. 해가 지는 것이 두렵다. 또 골이 아파 올 것이고, 내일 하루를 또 어떻게 시작 할런지...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달라서 오해가 생기고 서로가 불편한 고부관계, 어머니는 어머니 나름대로 내가 못 마땅하고, 눈에 가시처럼 보이시는가 보다.
사사건건 내가 하는 일은 잘 못 했다고 책망부터 하시니까 ...
어머니는 동네 우물에서 물을 길러서 살던 때가 있었다는데 집안에 우물이 있는데 지하수를 파니 자연히 심술이 나실 수밖에...
누구 편 하라고 수도하느냐고 반대를 하셨지만, 이젠 어쩔 수 없이 수도를 파야 했다.
셋째 아주버님이 젖소를 시작해서 물의 용도가 많으니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