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나를 보면서 스스로 놀란다
이십여년 전
지금의 내 나이 적 울엄마를
지금
내 안에서 본다
별로 뚱뚱하지 않았던 울엄마
점점 살이 불어 가더니
젖 가슴은 늘어지고
뱃살은 한 없이 두껍고, 늘어지고
엉덩이는 펑퍼짐해지고
다리는 변형되어 가면서 무릎과 무릎 사이가 넓어지고
옷을 입을때도 헐렁한 옷 편한 옷 걸치고
여름에 칠부바지나 치마 입을때
왜
판타롱 스타킹 이라도 신지 못하고
발목까지 오는 목다리양말(스타킹처럼 생긴것) 신고 나서는지
화장은 할려면 화려하게 마스카라까지 하지 못 하고
대충 분만 바르고 입술만 그리는지...
나는
울엄마를 이해 할 수가 없었다
결혼 전 까지 화장은 안 하고 다닌 나 였지만
화장을 할려면 화려하게 하고 싶었고
외출땐 정장 하고 다니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내 몸매에 자신이 있었다
유난히 긴 군살없는 내 팔(대게의 다리같았음)
쭉 뻗은 다리 (초 미니 스커트에 민 소매도 자신 있었다)
내 피부에도 자신이 있었다
까무잡잡하고 탄력있는 작고 갸름한 얼굴
생전 늙지 않을 줄 알았었다
그런 내가
요즘 스스로 하는 꼴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시절 울엄마 하던 대로 하고 있다
그 목다리양말 수십켤레 사다놓고 신고 다니고
아니
누가 반긴다고 뱃살은 자꾸 붙는지
그 매끈하던 팔이
선 머슴처럼 군살에 울퉁불퉁 해지고
갸름하고 예쁘던 손은 가마솥 뚜껑처럼 넙쩍해 졌고
어깨는 왜 이리도 넓어 졌는지
어깨며 등에도 살이 붙어
거북등 처럼 보인다
변형 되어가는 다리를 보면서 한심 하기도 하다
울엄마 딸 아니랄까봐
엉덩이는 왜 자꾸 넓대대 해지는지
내 꼴이 우습다
딸 없는게 다행이지
천만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