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꾸지람은 상대가 알아 들을 수 있도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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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람이나 칭찬에는 그것을 말하는 사람의 생각이 단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아무리 단적으로 말하더라도 상대가 그 내용을 알 수 없다면 아무런 효과도 없을 것이다. 꾸지람에는 상대가 있다. 그런데 때로는 그것을 잊고 부엌같은 데서 혼자 불평을 하거나, 자기만 충분히 '워밍 업' 한 다음 남편이 돌아오기가 무섭게 터뜨리는 부인의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남편은 그와 같은 과정을 모르기 때문에 불의의 일격을 당한 꼴로 어리둥절해 하게 된다. 더욱이 어린이에게 유식한 문자(文字) 를 써 가며 꾸지람을 하기도 하는데 그러면 어린이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 그러므로 꾸지람은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이 꾸지람과 칭찬의 첫째 문제이다.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꾸지람의 그 과정이 확실하지 않은 갑자기 튀어나온 잔소리 즉, 부모나 교사의 생각이 부족한 잔소리여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이다. 또한 이것은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자면 자신의 생각을 간결한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말은 길게 하는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상대가 알아듣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말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꾸지람이라면 적어도 타인에게 하는 꾸지람은 아니다. 아주 옛날의 일인데, 학교에서 머리에 이를 옮겨온 아이가 있었다. 아버지는 그 아이에게 "어째서 머리에 이를 옮겨 왔느냐" 고 마구 야단을 쳤다. 그러자 그 아이는 "아버지는 지금 내 머리의 이에게 말씀하시고 계신겁니까?" 라고 되 물었다. 아이를 꾸짖기는 해야겠지만 그 아이가 마음먹고 이를 옮겨온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그런 꾸지람은 필요가 없다. 처음부터 그 아이의 머리에 있는 이에게 말한다면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와같은 요령미숙의 꾸지람을 자주 해왔다. 또한 상대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꾸짖는다는 것은 단지 언어(言語) 의 문제만은 아니다. 처음부터 큰 소리로 성을내며 꾸짖는 사람이 더러 있다. 그렇게 하면 상대는 성낸 목소리에 놀라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 버린다. 상대로 하여금 꾸지람을 이해하고 타협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말하는 기세, 語氣) 로 알도록 하는 것 뿐이다. 큰소리로 꾸지람을 하면 어린이가 솔직하게 대답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리고 문제를 선별(選別) 하지 않고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꾸짖으면 어린이는 이해하지 못해 갑자기 이야기가 들리지 않게 되는 수가 있다. 알지 못하는 것을 너무 늘어놓으면 '엄마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서 갑자기 꾸지람은 들리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 너무 두려우면 벙어리가 된다. 말대꾸를 하면 더 당하리라 생각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는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