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쨍쨍 내리쬐는 날씨 덕분에 빨래 말려 입기 참으로 좋았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은 비 오면 빨래 말리기가 가장 큰 숙제 입니다
어제는 왜 그리도 짜증 나게 더웠는지요
집이야 물론 서늘한 공기와 풀내음 실어오는 바람 덕분에 아직은 더운 줄
모르는데 천안시내에 있는 나의가게는 바로앞이 큰길이라서 아스팔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신호대기시에 들려오는 차들의 소음 때문에 짜증이 가증 되었답니다
집에 가자마자 이틀치 아들의 빨래와 작업복 걸이에 걸려있던 좀 두꺼운 작업복들을
죄다 걷어다 큰다라에 쳐 담궜습니다
(그 작업복들은 여름에도 비 오는 날이면 쌀랑하니까 혹시라도 입게 되려나 미련 남아서
그냥 걸어놨던 작업복들인데)
큰 다라로 세 다라나 되었습니다
나는 빨래를 세탁기에 먼저 넣지 않습니다
따뜻한 물 받아서 몇개의 다라에 빨래를 분리해서 담굽니다
작업복은 흙먼지와 지푸라기 풀 부스러기등을 털어내고 애벌 행구고...
세탁기에 넣어서 세제를 풀면 세제가 너무 많이 들지요
아직 한번도 세탁기에 직접 세제 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빨래 불리는 동안 걷어놨던 깔판 두개도 쓱쓱 솔질해서 빨고
세탁기 1통 돌려서 빨래 꺼내놓고 또 한통 넣어놓고 잤지요
아침에 한통 마져 돌려서 옥상에 쫘~~~~악 널어 보송보송 말릴 계획이었는데...
근데 이게 뭡니까 비 오는 소리
오전내내 빗소리는 점점 더 굵어지고 빨래들고 이방저방 황토방에까지 널고
욕실엔 줄 가득히 빨래를 널었지요
그러면서 혼자 푸념을 했답니다
이 주책바가지를 어쩌나 어쩌자고 비 온다는 날에 이렇게 많은 빨래를 하다니...
이놈의 성질은 참 이상도 하다니깐
내가 내 성질 못 이겨서 나한테 혼냈답니다
오늘아침 소밥 주러 나갈때 울신랑 봄 작업복 다시 꺼내 입더라구요
잠시만 참았더라면 좋았을걸 때 늦은 후회도 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