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은밥이 많길래 아욱국 이라도 따끈하게 끓여서 아침상을 볼 생각으로 아욱을 뜯어 오는데 어머니께서 나오시다가 한 말씀 하신다
"콩나물도 있는데 왜 아욱을 뜯어오느냐?"
난 그생각을 못 했길래 아무말없이 어머니 말씀대로 했다
찬밥도 차가운것 먹지말고 재쳐 먹자고 하시면서 김이 푹나도록 불좀 많이 때서 하라시길래 그대로 했는데
밥이 너무많이 타서 화근내가나고 누룽지를 어쩔수없이 끓여 나도 좀먹고 남은 것은 돼지를 줬다
어머니 눈치 보느라 차라리 죽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밥얻어 먹기 아니꼬와 죽겠다, 묻기가 아니꼬우니까 제 맘 대로 아욱을 뜯어왔다"는둥
내가 맘 먹지도 못했던 말들을 하시는데는 눈물이 안나올 리가 없다
내딴에는 어머니 보다 일찍일어나서 잘한다고 했는데 결과는 정 반대다
누룽지 조금 퍼 먹은 아침이 가시를 삼키는 것 같고 눈치보기가 정말 슬펐다
설거지를 하는데 자꾸 흐르는 눈물을 속으로 삼키고 했지만 눈에 맺힌 서러움의 눈물...
누가 볼까봐 제대로 울지도 못했다
어젯밤에는 실컷 잘 울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