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법도 법" 이라고 말했다는 소크라테스가 오늘따라 존경 스럽습니다
어떤 억울한 일을 당했던 모양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약자의 손을 들어주는 참 좋은 법이 있습디다
근데 그 좋은 법 때문에 억울해서 도저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넋두리 합니다
오늘 가게 나오는 길에 사거리에서 유턴을 하다가 날벼락 맞았습니다
나의 운전 철칙은 이렇습니다
첫째 방어운전 양보운전
둘째 음주 졸음운전 안 하기
셋째 방향 지시등 미리켜주기(방향전환 할때 저속으로 반브레이크하기)
오늘도 나의 철칙에 따라서 방향 지시등 충분히 오래 켜줬고 유턴지점에서 신호 받고 유턴 하는데 나 뒤에 따라오던 오토바이가(유턴 하기 전에 확인했고 그 녀석은 나랑 눈이 마주쳤으니까 비켜줄 줄 알고 먼저 가려고 했다는데 이게 말이 되는 냐구요 동상이몽 이지요
동상이몽도 좋은데 이건 도로상에서 교통법규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그런 위험한 발상을 했는지 도저히 용납 할 수가 없어요)
내차 운전석 뒷 문짝을 와서 들이받고 넘어졌어요
아니 이게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지 뭐가 날벼락이겠어요
(내가 판단하기엔 오토바이도 유턴이나 좌회전이라고 판단했어요
중앙분리대쪽으로 바짝 붙어서 오길래)
내가 차에서 내려서 그랬지요
"애 왜 끼어 들었니?"
난 그 말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사고날 상황도 아니고 생각 할 수도 없는 일이라서
근데 그 녀석 째려보면서
"이~~~~씨" 그러데요
처음엔 놀라서 말을 그렇게 했지만 일으켜 세우면서
병원 가자고 했더니 손을 뿌리치면서 뭐라고 하면서 혼자 일어납디다
아이참 창피하기도 하고 이게 무슨 개망신 이야요
나 운전하다가 사고 당하긴 처음 이여요
파출소로 가서 옥신각신 하다가 내가 정식으로 사고처리 하겠다고
사고전담반 부러라고 했어요
난 이해 관계를 떠나서 내가 다 보상 해주는 일이 있더라고 억울한 일이 없어야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소송하겠다고 했어요
근데요
사고전담경찰 하는 말이 더 웃겨요
"아줌마 분명히 확인했죠 확인했으면 끝까지 해야죠 오토바이가 어디로 갈 건지 끝까지 봐야죠?"그럽디다
아니 내가 기가 막혀서 말문이 막힙디다
아니 운전하면서 뒤따라오는 차량의 진행방향을 앞차가 확인하고 운전해야 합니까 전방주시 후방주시 하면서 뒷차의 진행방향에 따라서 앞차가 가다가 멈춰주기도 해야 하는 겁니까
내 차선을 추월 들어오겠다고 했다면야 뭐 또 이해가 될 수도 있지만 내 뒤에 오는 오토바이가 나를 제치고 끼어 들어서 내 차를 치고 나가다니 이해가 됩니까
그리고 또 오토바이도 분명히 면허소지자가 타고 다니고 이륜차로 돼있으니까
당연히 차처럼 한자리를 지켜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근데 법은 그게 아니랍니다
끼어 들 빌미를 제공했으니까 내가 과실이라고 말합디다
내 차선 안에서 내가 맘대로 운전하면 안되나 봅니다
이렇게 말합디다
도로 폭이 3m 이고 내 차폭이 2.2m 이니까 여유공간이 80cm남는데 차가 양쪽 도로 폭을 40cm씩 남기고 가야지 한쪽으로 치우쳐서 한쪽 도로 폭이 80cm가 남으면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끼어 들 빌미를 제공하는 거니까 차가 과실이랍니다
그것도 예외라는 게 있어야 된다는 게 내 주장이지요
내가 앞에 가는 오토바이를 가서 들이받았다든지 신호위반이나 교통법규위반으로 과실을 했다든지 그런 경우에는 마땅히 과실로 인정이 되지만 후속오토바이가 갑자기 나보다 빨리 와서 들이받았는데도 우리나라 법은 약자에게 상위법을 적용합디다 이거 오토바이 타고 다니던지 해야지 원...
한가지 예를 들면
보험금 노리는 나쁜 사람들이 오토바이 타고 가다가 공간만 생기면 끼어 들어서 사고 내고병원가서 드러누우면 되는 거 아닙니까
더군다나 소형차량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가운데로 잘 가도 오토바이 끼어 들만큼의 공간이 남는 것 같던데...
이런 잘못된 법은 고쳐야 되는 거 아닙니까 예외규정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내 생각이 틀립니까
이런 억울한 일 당하지 안으려면 덤프터럭을 몰고 다니던지(도로 폭이 꽉 차서 오토바이가 못 끼어 드니까)
그 녀석 하는 말이 "아줌마가 깜박이 켜고 천천히 가길래 먼저 갈려고 빵빵거리고 옆으로 갔는데 왜 안 비켜 줘요"그럽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는 냐고요?
내 판단이 맞았어요
그 아이는 좌회전하려는 거였대요
그러면 더더군다나 내가 유턴 한 다음에 가던지 내차 오른쪽으로 추월을 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 아이가 끼어 든 쪽은 중앙선인데...
같은 유턴이었다면 나보다 간발의 차이로 먼저 돌려다가 그럴 수 있다지만 좌회전하려던 거였다는데...
같은 차선에서 왼쪽으로 비집고 들어오면 유턴 하던 내 차에 부딪히는 건 당연한 거지...
내가 직진하던 중이였다면 조금 비켜주고 먼저 보낼 수도 있지만 당연히 난 내가 가야할 유턴지점에 도달했고 더 앞으로 나가 줄 수도 없는데 더 나가면 좌회전구역인데 나보고 어떡하라고...
만약에 오토바이를 먼저 보내주려고 내가 갑자기 정지하면 뒤따라오던 차들은 어떡 하라구 당연히 정상적으로 신호 받았고 정상적으로 차선위반 안하고 유턴 잘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달려와서 부딪치는걸 나보고 어떡 하라구
근데 좀 애매한 건요
방향 지시등이 유턴이나 좌회전이 같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생긴 것 같아요
내가 유턴 하는 줄 모르고 좌회전인줄 알고 옆으로 싹~~먼저 지나가려고 한 것 보면
그래서 생각 한 건데요
자동차 만들 때 유턴과 방향 전환등을 구분해서 차를 만들어야 되겠다는 발상입니다 자동차 만드시는 분들 한번 잘 생각해서 차 만들어 보십시요
근데 그녀석이 거짓진술까지 해요
내가 양 차선을 걸치고 들어왔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사고전담 경찰은 내가 오토바이가 들어올 수 있을 만큼 공간을 줬기 때문에 내가 잘못 했다는데 이게 말이 되냐구요
중앙분리대역할을 하는 봉이 죽 세워져있는데 어떻게 더 붙어서 유턴이 되느냐
내차가 무슨 뼈 없는 지렁이냐?
그러면 자로 재면서 운전해야겠다 내 차선 안에서 잘 가면 되지 그게 무슨 상관이냐? 대형트럭이나 차선이 꽉 차지 승용차나 소형차는 공간이 남는데 언제나 오토바이가 끼어들게 해줘야되고 오토바이가 먼저 가라고 멈춰서있다 가야 되는냐..."
이렇게 따졌더니
사고가 안 나면 괜찮은데 사고가 나면 그런 상황에서는 차가 가해자라는 거여요
그래서 난 내가 다 보상해 주는 한이 있어도 거짓말은 바로 잡아야한다고 사고처리접수하고 안되면 법원까지 간다고 했는데...
보험회사직원과 주위의 권유로 없던 일로 했는데
너무 억울해서요
천만다행인 건 그녀석이 다치지를 않았고 오토바이도 아무렇지도 안는데 내차만 찌그러졌지요
근데요 파출소에서 몇 시간 입씨름 했어요
내가 오늘 깨달은 건
사고 경위가 중요한게 아니고 누가 약자냐가 중요하더구만요
그리고 이해를 할 수 없는 묘한 법 때문에 아직도 억울합니다
경찰들한테 한 마디 했어요
"우리 차버리고 모두다 오토바이 타고 다닙시다"
그랬더니 사고전담 경찰관 하는 말
"오토바이 타고 다니면 차가 얼마나 난폭하고 덤프차 타면 승용차는 또 우습게 보여요 어쨌던 어른과 애하고 싸우는 격인데 누가 이기겠는냐 그래서 법이 오토바이를 이기는 것으로 해준다"는 거여요
좋은 법이지요 약자 편에 손을 들어주는 우리나라 법 좋지요
근데 억울하게는 하지 말아야지요
그래서 내가 또 그랬지요
"오토바이는 차선 지키지 않아도 되고 아무 대나 공간만 있으면 끼어 들어도 되고 그러니까 오토바이 타고 다닙시다"
그렇게 몇 시간을 소리지르다 왔는데 분이 풀리질 안네요
그래도 하늘이 나를 도운건 그 상황에서 그녀석이 다치지 않아서 천운 이였지요
그 녀석 우리아들 보다도 어린데 참 대단하데요
담배를 뻑뻑 피워가면서 나를 쬐려보고(지가 뭘 잘했다고)
거짓말하는데 미치겠더라고요
아들보다 어린놈하고 대거리를 하고 싸울 수도 없고 그래서
너 아무것도 생각말고 너의 양심대로 한번말해보라고 했어요
그러면 뭐 라는 줄 알아요
삐딱하게 서 가지고는
"아줌마 골치 아프니깐 그만해요"
그러고는 나 없는 밖에 나가서는 자기직장 사람들한테 또 거짓말하고...
다 좋다고 치고
어린것이 겁도 나고 직장주인도 와있고 하니까 자기 유리한 쪽으로 말하겠지요
다 이해는 하는데
그놈의 사고전담 경찰관 왜 나한테 억지를 쓰느냐 고요
그것도 이해는 해요
그렇게 해야 나의 기가 죽고 가라앉을 것 같으니까
근데도 난 억울해요 잘못도 없이 왜 내가 죄인취급 당해야 하는지...
운전하시는 분들 이런 경우가 있다는 사실을 알자고 글 올렸습니다
뭐가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느냐는 말도 있듯이
운전하는 주위에 오토바이 있으면 VIP대접해서 잘 모십시다
그러지 않으면 개망신 당합니다
돈주고도 못 바꿀 좋은 경험했지요
앞으로도 계속 운전은 해야되고 우리아이들도 앞으로 하게 될 건데
철저하게 반영 시켜서 운전하게 할겁니다
우리 모두 오토바이 조심합시다
ps:내가 여러 사람들한테 상황얘기하고 누가 잘못이냐고 했더니 다 나와 같은 생각이네요 그러니 나처럼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서 대리경험 하시라고 두서 없는 글 올렸습니다
(여기까지는 2002년10월1일 날 생긴 일이고요)
2004년6월5일 토요일(엊그제) 생긴 일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앓이 하고 있습니다
교통편이 불편한 울집 재수 하고있는 작은 넘 오토바이 타고 다닙니다
여태 잘 타고 다니더니 토요일 날 사고가 났대요
가게로 전화 왔는데 큰 사고는 아니고 자기가 농협슈퍼에 다녀 나오다가 지나가는 차를 좀 받았대요 애도 안 다쳤고 해서 우리가 수리를 해 주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또 다시 통화를 해 보니 오토바이가 많이 망가져서 폐차를 시켜야 될 것 같다네요
그넘이 그 오토바이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고 좋아하는지 내가 다 알고있는데 그걸 폐차라니??? 자식 하나를 잃는 느낌 입니다
오토바이 사 줄때 아빠랑 아들이랑 땡기고 밀고 하다가 내가 간 크게 덜컥 다 준건...
나는 녀석이 그 오토바이 집에 갖다놓은 날 좋아하던 꼴을 영영 잊을 수 없는데 그걸 폐차라니...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니 위의 저 사건이 생각나요 그래서 사고접수 시키라고 했는데
이 녀석 아는 처지에 무슨 사고접수냐고 그냥 우리가 다 해 주자고 합니다
애들 아빠도 그렇게 말 하고요
차 수리비가 문제가 아니고 오토바이 수리비가 차 수리비의 갑절은 더 들어가나 폐차 시키기는 아깝고...
내가 오토바이랑 사고 났을땐 나 보고 가해자라 했는데 우리아들이 오토바이 사고 나니깐 우리가 다 100% 잘 못을 인정한 꼴이 되어 억울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하고 그럽니다
사고처리 하면 그쪽에도 어느 정도의 과실이 인정 될 건데 그냥 다 뒤집어 쓰려니깐 씁쓸하지만 그래도 다치지 않은 것이 천운이라 생각하고 꾹꾹 참으려니 긴 밤을 가슴을 쥐어뜯으며 밝혔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