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말을
오늘 또 한번 실감했다
뭐가 그리 바쁜지
울 안에 있는 밭도 제대로 돌아볼 겨를이 없다
엊그제
밭을 휘~익 둘러 봤더니 이게 잡초밭이 돼있다
오늘 새벽
단단히 벼르고
마당 아랫밭으로 호미들고 나갔다
소 사료용 옥수수를 심어놓은 밭이
옥수수는 한뼘키도 못 자라고
풀은 무릎까지 자랐다
모든 풀을 다 맬수는 없고 우선
고약한 놈들부터 뽑고 나중에 또 뽑을 계산으로
세가지 종류만 골라서 뽑기 시작했다
그런데 난
자꾸 눈물이 나려고 했다
새들 땜에 살수가 없다
우린 옥수수 심는 기계가 있어 해마다 기계로 심었는데
새들이 하도 파헤쳐 놓기에 올해엔
우리 둘이서 모종삽으로 파서 하나씩 하나씩
정성껏 심었는데
올라온 싹을 새들이 꼭 찍어서 뽑아놓고
뿌리에 달린 알갱이를 따 먹었다
그런것이 너무 많아서
혹시나하고 다시 묻어 주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려는지....
도대체 왜 새들은 우릴 못 살게 해꼬지를 하는거야~~~~
그렇다고 우리가 단 한번이라도 약을 놓거나 해치지 않았는데
자기들은 우리 사료창고에서 사료도 맘껏 훔쳐먹고
개밥도 잘 훔쳐먹고 그러면서...
왜 우리가 애써 심어놓은 싹 까지 죽게 하는거야
미워 미워
까치 비둘기 꿩 미워 미워
나쁜 풀들도 미워 미워
뿌리가 뽑혀서 배배꼬인 옥수수싹을 보면서
미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곡식은 주인의 발 자국 소릴 듣고 큰다는데
내가 자주 못 와 준것이 이 지경이 되나니
내가 자주 와서 다독 거렸다면
목 말라
배배꼬여 죽지는 않았을 것을...
*사진설명= 마당에 개밥을 주고나면 까치들이 몰려 옵니다 개가 한눈 파는 사이에 훔쳐 가려고요 이놈도 축사지붕에서 망 보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