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3이된 큰아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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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 되면서 부터 왠지 모르지만 수학보다 물리를 더 잘했다(나중에 알려...) 교내 경시대회에서 물리부문 은상을 충남 과학경시 대회 물리부문 나가서 생각지도 않았던 금상을 수상했고 그 다음에 또 무슨 경시대회 나가서 동상을 수상했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우리학교에서 민형이가 물리 제일 잘해요" 라고 그러고 교문위에 프랑카드도 나 붙고 단단히 한턱 냈던 기억난다 천안시장님께서 축하전보도 보내 주시고 대견한 놈 학교공부 밖에 안 하는데 우째서 그 어려운 물리를 잘 하는건지 난 알 수 가없었다 집에 나오는 날에도 손에서 물리나 수학책을 놓지 않았다 소 물좀 틀어 주라고 시키면 물 받히는 동안 책들고 나가서 보면서 기다린다 거실에서 텔레비젼을 보느라 깔깔대고 떠들어도 제 방에서 책과 시름하고 있던 녀석 우리가 너무 재밌어하면 슬그머니 내다보는데 여전히 책을 들고 나왔가 곧 다시들어간다 "아들 우째 그렇게 잘 했냐 ???" 물었더니 "내가 잘 한게 아니고요 애들이 잘 못 했나봐요" 고3이 되면서 기숙사에 있던 녀석들이 거의 다 나갔다 서울로 주말과외 다니는 애들도 있구 유명한 학원이나 과외 하느라 온통 난리였다 그런데 우린 그럴처지도 못 됐지만 녀석이 끄떡도 안하고 기숙사에서 버텼다 난 속으로 애가 탔서 여러 선생님들과 상의도 여러번 했다 선생님들은 거의 비슷한 대답을 해 주셨다 지금 환경을 바꾸는 것 보다 늘 하던대로 하는게 오히려 나을 수 있으니 지켜 보자고... 하는 수 없이 아들을 믿고 아들 하는대로 놔 뒀다 문제는 논술이였다 학교공부 하느라 논술을 따로 할 수가 없었다 논술학습지를 신청해서 한다는데 그것도 시간에 맞춰서 연습 하기가 불가능 하단다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치를적 마다 애가탔다 녀석 수학을 한 문제만 놓쳐도 시험 망쳤다고 죽을 상을 하고 다음에 만회 할때까지 고민을 한다 그걸 지켜보는 우리도 죽을 맛이였다 그래도 매달 조금씩 성적은 계속 오르고 있었다 녀석의 공부방법은 이랬다 아침에 교실에 일찍 들어가면 집에서 다니는 아이들이 텔레비젼 본 얘기하고 잡담 하느라 도저히 예습을 할 수 가없대요 그래서 다른 건물에있는 독서실에 가서 수업시간 될때까지 예습을 했답니다 (수능 끝나고 집에 있을때 TV에서 어떤 드라마를 하니까 이게 그 드라마야 나도 보고 싶었는데 라면서 말을 하더군요) 우리 큰아들 얼마나 피 눈물 나게 공부 했는지 짐작이 가지요? 난 가슴이 미어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드뎌 수능 날 옷 갈아 입히지 않고 입던 교복 그대로 신발도 신던 것 그대로 보냈습니다 자기 체취 맡으며 편안하라고요 이 무식한 아줌마 아이를 지각 시킬뻔 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에 가서 절 하고 큰아버지께 인사 드리고 여유만만 나섰는데 아뿔사 중간에 여자 고사장이 있는 걸 잊고 있었어요 할수 없이 한가한 반대차선으로 달려서 겨우겨우 고사장 근처까지 왔는데 이건 옴짝달짝을 못 하게 밀려요 "내려서 뛰어라 아니야 그래도 차가 빨라" 차 속에서 우리셋은 속이타서... 내려서 뛰기엔 너무 먼 거리였어요 또 반대차선에 양보를 구하면서 어찌어찌 도착 했더니 이미 다들 들어가고 한산 했어요 녀석이 막 뛰려고 하는데 2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거기 계시다가 녀석을 진정 시키면서 뛰지말고 걸어가라고 당부 하셨어요 그날 그 선생님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지요 선생님의 한 말씀이 큰 위안이 됐지요 녀석이 복이 많은 거지요 저 한테도 그려셨어요 "엄마~ 걱정 하지마~대박 칠거야" 옆집아저씨 같은 늘 편안하게 해 주시던 선생님 그날도 우린 수호천사를 만난듯 평안함을 찾을 수 있었지요 녀석의 모습이 안 보이면서 우리부부는 성당으로 발길을 돌렸지요 그날 가게문도 열지 않았지요 어느덧 시간은 흘려 가게앞쪽에 있는 고사장에서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 하는데 내 가슴이 막 뛰기 시작 했지요 지나는 녀석들 붙잡고 물었지요 "쉬웠어요" 쉬웠다는 말에 마음 가라앉히고 기다리는데 아들녀석이 돌아왔어요 풀이 팍 죽어서 왔어요 시험 망쳤다네요 나는 땅이 꺼지는 줄 알았지요 그날 아마도 지금껏 살아 오면서 그날만큼 숨 쉬는 것도 서로 마주 보는 것도 힘든 날이 없었던 것 같네요 원래 말이 없는 녀석인데 그날은 한숨만 땅이 꺼지게 자꾸 쉬고... (어떤 아이는 시험 잘 봤다고 친적들 다 불러서 거 하게 외식하고 난리였다는데, 그 아이 재수 삼수 사수까지 했는데 결국엔 별로...)
이제는 학교를 못 가겠다고 하네요 다음 날 겨우 달래서 늦게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 오는데 어찌 그리 비참 하던지요 학교에서 가 채점이 있다더군요 답을 채크해 나오지도 않았던데 가 채점을 어찌 할건지... 오후에 자모회장이 왔어요 손도 가슴도 떨려서 나는 학교에 전화도 못 하고 자모회장한테 전화 좀 해 보라고 부탁 했는데 아~~~~~글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점수가 잘 나왔어요 나 그자리에서 울고말았어요 정작 수능결과 나오는 날 또 한번 놀랐지요 가 채점보다 훨씬 좋은성적 2%안에 들었어요 "왜 그렇게 낮게 책정했냐고? 했더니 의심 스러운 것은 오답으로 책정했었대요 (저 위의 친구아들은 의심스러운 것을 정답으로 책정했었구요)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지만 그땐 수능2%안에 들면 서울대 특차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졌어요 학과선택은 당연히 의대인줄 알았는데 녀석 죽어도 물리를 하겠다는 겁니다 그것도 순수물리 자기는 무서워서 시체를 못 만진대요 그리고 자기가 치료하던 사람이 만약에 죽으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느냐구 그래서 의대 못 간다고 했어요 그런녀석을 의대 보냈다가 어쩌려구요 우리가 포기 했지요 대신 한번 선택하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해야한다는 다짐을 받고요 서울대 문턱이 높더군요 특차에서 낙방 했어요 그런데 담임선생님께서는 정시에 또 그 과에 넣으라는 겁니다 당당히 합격 할거라구요 그런데 또 낙방 했어요 논술도 잘 했구요 낙방할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나중에 내가 전화로 알아봤더니 구술면접때 발음을 많이 본다는데 선생님도 나도 그걸 미쳐 몰랐어요 물리교육과라서 교생실습 나가야 하는데 발음이 부정확 하면 안된다네요 우리큰아들 혀가 좀 짧아요 수술을 했는데도 안 되는 발음 몇개가 있거든요 이집 유전 이거든요 녀석이 면접 끝나고 와서 그러더라구요 "선생님들이 내 말을 잘 못 알아 들어요 자꾸 반복해서 묻는데 내가 더 버벅댔어요" 나 처럼 무식한 수험생 엄마는 되지 마세요 적을알고 나를 알았어야 했는데 내가 너무 무식해서 녀석을 힘들게 했어요 혹시나해서 한 군데 더 넣은 곳이 논술은 있었는데 구술면접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금 그 학교 다니다 군인 갔지요 어디냐구요 고려대 이학부 2학년때 전공선택을 결국엔 물리로 했어요 담엔 대학생활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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