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넝쿨
비린내나는 포구에 버려진
낡은 그물처럼
겨우내
고기 한 마리 낚아 올리지 못하고
그렇게 죽어 있었다
어느 봄날
죽어있던 넝쿨에 새 잎이 돋아나고
죽어있던 혈관에 새 피가 돌고
희망도 꿈도 사그라지던 때
말라있던 그물에 물기 오르며
하나 둘 물고기 몰려들었다
굳어있던 내 혈관에도 새 피가 돌았다
나도 한번 뜨겁게 피를 돌려보자
무성한 넝쿨을 키워보자
*누가 심고 가꾸지 않아도 저 혼자 자리잡고 해마다 무성한 잎을 피우는 우리집 담쟁이 입니다 죽음처럼 겨우내 버려져 있다가 봄이면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나는지 그 긴~ 줄기에 골고루 잎을 피우는 담쟁이를 보며 몇지 긁적거려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