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형인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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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생각해보니 지난 초겨울부터 나도 모르게 내가 아침형도 아닌 저녁형도 아닌 잠형인간이 되어 있습니다 원래 난 저녁형인간 이었지요 초저녁에 잠자는 사람들을 이해를 못했습니다 아까운 시간을 잠으로 다 날려버린다고... 새벽 두세시는 보통이고 어느날은 동이 훤하게 틀때까지 뭔가를 하고있는 나를 발견 합니다 극성맞은 성격에 계절이 바뀔때면 괜시리 가만있는 가재도구를 이리저리 바꿔 앉히고 혼자 법석을 떠느라 긴 밤이 어느새 지나고 어느날은 바느질 하다보면 밖이 훤해 지기도 하고 늦깍이 대학생시절(98학번 입니다) 하루 서너시간 이상을 자본적이 없어도 거뜬 했는데 도대체 지금은 그게 안됩니다 벌써 늙어가고 있는 증거인지 아님 피곤이 쌓여서 그런지 아님 게으름의 극치인지 나는 알수가 없습니다 가게에도 오후 1~2시에 나오는데, 가게문 닫고 집에가면 전에없이 졸음이 쏟아집니다 아이들이 나가있어 아침밥 제때 안한지는 꽤 되었지요 둘이 있으니 시간밥 할것도 없고 축사일 끝나는대로 아무때나 먹으면 되지요 그것도 거의 저녁에 해 놓습니다 혹시라도 아침에 울신랑 출타라도 하려면 밥 굶기게 될까봐서요 착한 울신랑 해놓은 밥이 며칠이 지나도 군소리 한마디 없습니다 밥만 있으면 그만 입니다 반찬 타령도 한번도 없었습니다 급하면 자기가 찾아서 해결합니다 그러니 밥만 안 떨어지게 해 놓으면 됩니다 그런저런 이유가 나를 게으르게 만든것 같습니다 예전 시부모님과 살때는 참으로 힘든 나날을 살았거든요 그걸 지금 보상해 준다고 내게 불편하게 안하나 봅니다 울신랑 막내거든요 형이 네분 누님 한분 그런데 왜 제가 시부모님 모셨냐구요? 우리어머니 성품이 보통은 넘거든요 동네에서 알아줬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부모님 모시겠다고 들어와서 살았지요 나 때문에 울신랑 고생더 많이 했어요 물론 자기 부모님 모신거 였지만 우린 편하게 살수도 있었거든요 요새 갑자기 잠이 많아지고 늦잠 자는 내가 걱정이 되는지 울신랑이 그럽니다 "너 왜그래 그때는 안그랬잖아 " 그러면서 종종 또 이런말도 합니다 "누구 안식구는 매일 산에 오더라" 나는 왜 운동하는것도 싫은지 모르겠습니다 산에 가자고 깨우면 난 이렇게 말합니다 "생긴대로 살다 죽을래 잠이나 더 살래" 늦잠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울신랑 혼자 소 아침다 해결하고 아침먹자고 합니다 어찌나 미안하고 계면쩍은지 요즘은 이런말도 자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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