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4월18일
제2의 인생이 시작된 날이였지요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로 시집와서
모든게 신기하기만 했었답니다
그땐 세탁기는 흔하지 않았었지요
저의 혼수에도 세탁기는 없었구요
손빨래해서 마당을 가로질러 매어있는
빨랫줄에 빨래를 주~욱 늘어 하루종일 말렸지요
어느날인가는 마루에 서서 먼 들녁을 바라보면
하늘이 뿌연것이 안개도 아닌것이 그렇다고
구름이 낀것도 아니고...
그럴땐 우리 시어머닌 이렇게 말씀 하셨지요
"얘, 흙비온다 빨래걷고 장광닫고 마루문 닫아라"
난
흙비가 뭔지 몰랐습니다
내가 바보였는지 아님 그땐 지금처럼 황사에대해
매스컴에서 별로 떠들지 않았는지 아뭏던 난
황사를 몰랐습니다
어머니께서 흙비라고 하셨어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봄은 새싹이 움트고 꽃피고 새울고
다 좋은데 그놈의 흙비와 봄바람 때문에
지긋지긋 합니다
빨래를 내다 널지도 못하고 방에다 널고요
(주택엔 베란다가 없지요)
다행이도 요즘엔 장독 뚜껑이 유리로 나와서
비가오나 흙비가 내리나 걱정이 없어 졌지만요
그 많은 창문마다 뿌옇게 쌓인 흙먼지는 어쩌란 말입니까
어제 울신랑 한테 물었습니다
"민형아빠? 언제부터 황사에대해 알았어?"
"우린 조그만할때 부터 알았어 흙비라고 그랬어"
"아 그랬구나 여긴 서해와 가까와서 옛날부터 황사가 있었구나
난 여기 오기전까지는 몰랐는데"
울신랑의 말로 미루어볼때
황사는 사오십년 전에도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난 왜 그걸 몰랐는지
관심이 없었는지 아님 바보였는지
증명할 길 없어 답답 합니다
여러분들은 언제부터 황사를 아셨는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