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월요일 아침 9시면 달려가는 곳이 있다. 달려간다고 하니 ‘백화점 세일 오픈시간이라도 되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모범답안에 얼추 맞아들어간다.
내가 달려가는 곳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할인매장이다. 물론 달리지는 않고 걷지만 그만큼 바쁘게 움직인다는 것이다.
독일에는 가격이 저렴한 할인매장이 많은데, 그중 가격이 저렴하기로 유명한 ‘리들(Lidl)’은 우리집 식구들이 즐겨먹는 배추거리들이 저렴하고 싱싱하다.
한국에 살 때도 이웃과 나눠먹는 것을 좋아한 탓에 음식을 많이 하곤 했는데, 이곳 베를린에 와서도 예외는 아니다. 후배 유학생들에게 김치를 담궈서 주거나 우리집을 찾는 몇 안되는 한인들에게 안겨주곤 한다. 그래서 매주 한 번씩은 배추김치를 담그게 되는데, 월요일은에는 리들에 있는 배추가 워낙 싱싱하고 좋아서 제일 먼저 달려가 몇 포기 안고 온다.
사실 이곳에 와 처음 김치를 담글 땐 아시아 상회에 가서 배추를 사오곤 했다. 그런데 배추 속도 그렇고 가격도 비싸고 왠지 석연찮았다. 그러다 독일 매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리들에서 싱싱한 배추가 목을 빼며 날 기다리는지 않는가. 그후론 줄곧 이곳 리들 매장에 와서 배추와 열무를 사서 담곤 한다. 아마도 우리집 근처 리들 매장의 배추는 내가 모두 구입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ㅋㅋ...
채소뿐만 아니라 고기도 제법 맛이 좋다. 삼겹살은 집에서 그릴이 아닌 일반 후라이팬에 구워도 향긋한 고기냄새에 시식하기 전 이미 군침을 턱까지 흘리고 만다. 가격도 저렴하다. 한 팩을 사면 2유로(1유로에 한화 1200원)가 조금 넘은 가격인데, 묵순이 우리 네 식구가 두 끼 정도 먹을 정도니 수지타산에 맞다. 요즘엔 고국이 그리워지면 삼겹살에 된장국을 얼큰하게 끓여 속을 지진다. 그러면 어느새 향수병도 치료되는 듯하다.
삼겹살 뿐만 아니라 칠면조 고기도 오븐에 구워서 내놓으면 맛이 그윽하고 일품이다. 양념이 되어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입해서 아이들에게 내놓으면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또한 모든 매장에 해당하지만, 이곳 독일에서는 건강차나 건강식품 등이 다양한 것 같다. 끔찍이 건강 생각하는 국민성 탓인지 예방할 수 있는 차 종류가 다양하다. 얼마 전 위가 쓰려서 무슨 차를 먹으면 좋을지 이웃에게 물어보았는데, 매장에 가서 몇 센트 안되는 ‘카밀레’ 차를 가르쳐주며 사다주었다.
쥬스 등도 알맹이가 입에 씹힐 것 같은 100% 원액 쥬스라서, 일부러라도 챙겨먹는 정도다.
우리나라처럼 끼워파는 등 미끼상품도 없고 점원들 스스로가 파려고 하는 의지도 없어보이지만 모든 게 조용히 흐르는 게 여유로워 보인다.
특히 물가가 들쑥날쑥해 배추가 많이 나서 가격이 떨어지면 배추를 갈아엎거나 농산물 파동으로 소란스런 우리나라에 비하면 물가도 항상 그대로 안정적이다. 들쑥날쑥함 없이 계산한 그대로 돈을 가져가면 된다. 그래서 계획성있는 가계부 정리가 되는 것 같다. 한국에서 꼼꼼하게 쓰지 않았던 가계부도 이곳에서는 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언제나 1k에 99센트 하는 배추 한포기, 그 숫자가 달라지는 날 독일의 물가변동에 대해 조금은 의심을 해볼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그 가격이 쉽게 변하지 않으리란 기대감이 이는 건 나도 이곳에 적응하고 있다는 증거일까...
아무튼 쇼핑이 즐거운 건 사실이다.

▲ 리들 매장의 정문 입구. 1유로를 넣고 카트를 꺼낸다.

▲ 배추 1k에 99센트이다. 속이 꽉차고 맛이 좋기로 유명~~

▲ 저기 위의 무우로 총각무우를 담궜다. 맛이 괜찮았다.

▲ 우리집 아침식탁에 자주 오르는 빵... 정말 저렴하지요?

▲ 건강식품들도 보이고, 아이들 제품도 보인다

▲ 몸에 좋은 건강차 종류가 다양하다.

▲ 매장 전경
|
|
 |
박경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