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모두에게 행복함을

바라나라라는 나라에 한 남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평소 부지런하고 검소한 것으로 나라에 소문에 자자했다.
그 남자에게는 한 가지 흠이 있었다.
그것은 금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것이었다.

그는 금을 사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맛있는 음식을 사먹거나 좋은 옷을 입지도 않았다.
악착같이 돈을 모아 오로지 금을 사는 데만 썼다.
그는 금을 사서 병에 담아 자신의 집안 땅 속 깊숙이 묻어 두었다.
그렇게 금만 모은 병이 7개가 될 때에 그는 그만 병이 들어 죽고 말았다.

금에 대한 남자의 집착은 죽어서도 계속됐다.
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그는 금병을 지키는 뱀으로 다시 태어났다.
뱀은 매일같이 금병을 온몸으로 감싸며 지켰다.
뱀은 금을 바라보기만 해도 행복했다.

뱀은 사람들이 모두 나고 죽고 집이 세워지고 허물어질 때까지
수만 년을 금병을 지키며 살았다.
그러던어느 날 뱀은 문득
자신이 왜 자꾸 뱀의 몸으로 태어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나는 왜 자꾸 뱀의 몸으로 태어나는 것일까….
내가 너무 금을 좋아해 뱀으로 태어나는 것인가….
만일 내가 이 금들을 모두 보시한다면
나도 다른 몸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인가.”

이렇게 생각한 뱀은 집을 나와 숲속으로 향했다.
뱀은 숲속에 숨어서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때 한 나그네가 뱀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뱀은 나그네를 불러 세웠다.

“이보게, 여기를 좀 보시게.”

나그네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그네는 커다란 뱀이 자신을 부르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해치지 않을 터이니 대신 나의 부탁을 좀 들어주게나.”

나그네가 무슨 부탁이냐고 묻자,
뱀은 자신의 뒤를 따라오라고 말했다.
뱀은 숲속을 빠져나와 금병을 숨겨둔 곳으로 나그네를 안내했다.

“지금 이 땅속에는 금들이 가득하다네.
나는 이 금을 스님들께 보시하고
다음 생에는 다른 몸으로 태어나고 싶다네.
자네는 나를 대신해 이 금을 스님들께 공양으로 올려주게.
그리고 만일 스님들이 이 금으로 모든 이들에게 음식을 베푼다면
나를 찾아와 그곳으로 데려다 주게.
만일 내 부탁을 거절한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자네를 죽이겠네.”

나그네는 뱀에게 부탁을 꼭 들어주겠다고 약속한 뒤,
금을 들고 길을 떠났다.
나그네는 스님을 찾아가 뱀이 준 금을 공양으로 올렸다.

“숲속에서 만난 뱀이
스님께 이 금을 공양으로 올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부디 기쁜 마음으로 받아 주십시오.”

“알겠네.
이 금으로 조만간 사람들을 모아 음식을 베풀도록 하겠네.”

스님은 금을 받아 음식을 준비하고
공양 베푸는 날을 나그네에게 알렸다.
나그네는 뱀을 찾아갔다.
뱀은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했다.
그리고 나그네를 따라 절로 향했다.
나그네와 뱀은 절로 향하던 중,
길을 지나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 사람은 나그네를 보고 반갑게 안부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십니까.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십니까?”

그런데 나그네는
이상하게도 남자의 인사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
뱀은 이상했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남자는 나그네에게 몇 번이나 말을 건넸지만
나그네는 계속 남자의 말을 무시하고 모른체 했다.

뱀은 속으로 생각했다.

‘어떻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을 저리도 무시할 수 있단 말인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더니 예의가 없는 사람이었군.’

뱀은 나그네를 불러 세우고 말했다.

“당신은 예의를 그리도 모르는가.
다른 이의 호의를 무시하다니….
자네가 내 부탁을 들어줘서 내가 자네에게 큰 빚을 졌으니,
이번에는 그냥 눈감아 주겠지만
앞으로 다른 이의 호의를 절대 무시하지 말게.”

나그네는 뱀의 말에 깊이 반성했다.
그리고 뱀을 스님들에게 데려갔다.
뱀은 스님들에게 인사를 하고,
스님들이 공양을 마칠 때까지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자신이 보시한 금으로 여러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어 나눠먹는 모습을 보자 뱀은 환희심에 가득 찼다.
뱀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금을 스님들에게 공양으로 올렸다.
결국 뱀은 복을 지어 도리천에서 태어났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그때의 뱀이 지금의 샤리푸트라니라.
그리고 나그네는 나였다.
예전에 나는 뱀의 꾸지람을 듣고 많이 부끄러웠다.
이후 일체중생을 평등하게 대하겠노라고
서원을 세우고 겸허한 마음으로 살았다.
그러니 모두들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한다.”

올해는 착하게, 착하게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