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설화 ; 소로 열번 환생하는 인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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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로 열한 번째 환생 음산한 큰 건물 안에는 소머리를 하고 말 얼굴을 한 문지기가 있고, 또 양쪽에는 커다란 무장귀가 있었다. 이렇게 춥지 않아도 저절로 떨리는 여러 가지 형틀들이 놓여있었다. 건물 중앙에도 까만 얼굴에 구리 방울 같은 둥그런 눈을 가진 염라대왕이 버티고 앉아 있었다. "아, 알았다. 내가 갑자기 죽더니 여기가 바로 저승이로구나." 윤지는 스스로 혼자서 생각하며 무서워 벌벌 떨었다. 그때에 소머리에 말 얼굴을 한 귀졸이 큰소리로, "꿇어 앉아!" 하고 소리쳤다. 그 때 그 옆에 또 한사람이 꿇어 앉았는데 자세히 보니 생전에 한 마을에 살았던 백정 이필이었다. 이필은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염라대왕에게 아뢰었다. "모두 이 사람 때문이오. 만약 이 사람이 소를 먹지 않았으면 나도 소를 죽이지 않았을 거요." 하고 금방 변명을 하였다. 그러자 이렇게 서로 말다툼질을 하자 염라대왕은 화가 치밀어 책상을 탁치며 말하였다. "한 놈은 처먹고, 한 놈은 죽이고, 죄는 똑같아. 소는 온 힘을 다하여 밭을 갈고 너희들의 생활을 도와주었는데 너희들이 어쩌면 죽이고 처먹고 할 수가 있느냐. 양심은 도대체 어디가 있는 거야. 처먹으니까 많이 죽이게 되는 것이고, 만약 적게 먹으면 적게 죽이게 되고 안 먹으면 안 죽이게 되는 도리도 모른단 말이냐. 윤지 듣거라. 백정 이필이는 지옥에 보내서 고통을 겪도록 해야겠다. 그리고 너는 인간세상에서 소고기를 좋아하고 매번 잔치를 할 때면 소고기가 아니면 젓가락을 대지 않았으니 도대체 네가 먹은 소가 몇 마리나 되는지 알기나 하느냐! 윤지야, 너는 또 약 처방을 잘못하여 열한 사람이나 죽였다. 나는 너를 벌하여, 윤회전생을 시켜 소가 되도록 하겠다. 그래서 세상을 살되 열한 번에 걸쳐 소의 목숨으로 태어나게 하겠다. 네가 소고기를 먹은 죄를 열한 번에 걸쳐 갚도록 하겠다. 물러가거라." 하고 염라대왕은 말을 마쳤다. 이 이야기는 청(淸)나라 가경(嘉慶) 말년에 한 효자 임사기(林嗣麒)라는 사람이 죽었 다 환생을 했는데, 그 사람이 염라대왕(閻羅大王) 앞에 불려가 실제로 목격한 일이라 하여 《인과실록(因果實錄)》에 기록한 이야기에서 나온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