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리자야 !
팔만사천의 영겁을 돌고 돌며
너 그 곳에서 무엇하니?
행복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괴로움이 있다고 말하지 마라.
하나의 작용이 있을 따름이다.
그것도 보통 작용이 아니다.
우주 천지의
네가 바로 우주가 되어
그 우주 천지의 작용이니라.
사랑도 하고
미워도 해보렴.
그것을 번뇌라 말하지 마라.
바로 우주이기에
그 우주의 작용이 사랑하고 미워하느니라.
사리자야 !
너
곰곰이 생각해 보아라.
아무 것도 없는 곳에
도도히 태어나
우주를 차지하고
지구를 맴돌고
권력
재산
사랑
미움
질투를 만들어
너의 집
너의 재산으로 만든 것이 아니냐.
그래서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둘이 아닌데
그 둘이 아닌 이치를
언제쯤 알겠니?
너라는 생각
네가 있다든가
몸뚱이가 있다든가
누군가가 있고
재산이 있고
사랑이 있고
자식이 있고
미웁고 예쁜 놈이 있고
우주와 짝할 때
그런 것은 다 우주와 함께하여
죽고 사는 것도
없는 것이니라.
그 없는 곳에
네가 있어
천하를 차지하는구나.
그래서
사랑을 갖고
미움을 갖고
사회, 명예, 재산을 갖고
그러나
그런 것들은 차지하려고 발버둥치지 않아도
본래 네 것이 아니더냐.
사리자야 !
본래 우주가 네 것일진대
죽고 사는 것도
본래 네 것이기에
둘 다 차지하면
없느니라.
- 원연 스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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