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퍼렇게 질린 나비가..
♥감동 좋은글 *^*^* 2004/05/20 13:12   http://blog.azoomma.com/kmy7048/13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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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퍼렇게 질린 나비가

김 충 규

봄비 오는 한낮,

날개가 퍼렇게 질린 나비가 기우뚱 날고 있다

비가 와도 봄의 살 냄새는 달고 단데

나비는 쓴맛을 삼켰는지 도무지

편안하게 날지 못한다 저 연약한

봄비도 나비에겐 화살촉 같은가,

쓰라림을 안고 나비가 날고 있다

그 날개 위에 내 쓰라림 일부라도 얹으면

몇 번 퍼덕거리다

그대로 땅바닥에 주저앉을 것같이

여기저기 조그맣게 생긴 물웅덩이, 땅의 고름덩어리

그 위를 나비는 날고 있다

내 발 잘못 디디면

겨우 신발만 흙물 들고 말 테지만 나비는

추락하면 익사가 된다 그러니

아무리 조그만 물웅덩이라도

조심스럽게 건너간다 쯧쯧, 처절하다

좀 가볍게 지나갈 수 있도록

처절함의 절반만이라도 덜어 주고 싶다

잠시 쉬어갈 수 있게

내 몸의 기슭이라도 비워 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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