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 愛之重之 키우던 자식이 부모 곁을 떠날때는
다리 건너 강 저편으로 간다
새나 들짐승의 새끼가 어미 곁을 떠날 땐
다리 없는 강 저편으로 가지만
사람은 정이란 다리가 놓여 있다.
멀리 있어도 가까이에 있고
가까이에 있어도 멀리 있는 구름 같은 천륜 天倫.
구름이 많이 끼면 푸른 하늘이 그립고
푸른 하늘만 있으면 왠지 허전하게 느껴진다
구름이 너무 짙게 깔리면 비가 내리고
구름 한 점 없는 뙤약볕에선 비지땀을 흘린다.
부모 자식 간에 친하라(父子有親) 한 것은
친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일까
옛부터 부모는 아래로 아래로 하심下心하는
물처럼 주는 사랑이고
자식은 받는 사랑이라 했지만
사랑을 받아 효孝로서 보답했던 그런 시절
아,하늘 같은 은덕은 구름에 가리우고,
폭포처럼 쏟아 내리는
자식에 대한 곱 배 사랑이 아프다고 한다
그 사랑의 길은 일방 통행이고
비닐 하우스 온실에서 자란 꽃이
야생에서 힘들어 한다.
가정 무대에서 주역인 자식들은
내심 영원한 주역만을 바라고 있다
왕따,짱,하늘 위에 매 날으고
더불어란 말은 풀숲에 숨겨져
꽃과 벌,이끼와 그늘 같은
그런 사이가 그립다
늙어서 섧거늘 볼똥 말똥
어머니도 슬프고
직장에서 위로 눈치,집안에서 아래로 눈치 보는
아버지는 더 슬프고
고독이 가득 찬 텅 빈 항아리 됐다.
이제,
이 삶과 그 삶에
사랑과 교육의 분별
적절한 분배의 희망을 심어
유산 보다 추억을 물려 주는
아름다운 사이이고 싶다
자식은 부모의 꽃인데
향기 그윽한 꽃였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