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녀석이 언젠가 다른책은 안읽고 공포에 관한 책만 몇날 며칠을 읽었던 적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아빠가 방학동안 책 100권을 읽으면(공포나 만화는 빼고) 한가지 소원을 들어 주겠다고 했죠. 그런데 보름이나 지났을까 ......
어제 100권을 드디어 다 읽었죠.
엉뚱하게도 녀석은
"아빠 강아지 키우게 해줘. 그게 내 소원이야."
"아파트에서는 강아지 못 키워. 시끄러운데다가 냄새도 나고...."
"그래도 소원 들어준다고 했으니까 들어줘! !!"
"그럼 니가 똥도 치우고 목욕도 시키고 밥도 줘야 된다."
"알았어."
녀석의 소원대로 위의 그림처럼 이쁜 강아지를 데리고 오는데 강아지가 차타고 오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는지 응가를 두번이나 해서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엄만 도저히 안되겠어, 그러니까 이모네 주자. 매일 가서 보면 되잖아. 그집은 마당도 넓으니까 그러자."
"아빠도 그게 좋을것 같다. 아기라서 밤새 울거야."
"안돼. 그래도 키울거야. 그냥 자랑만 하게 이모집으로 가자."
우린 내려놓은 김에 두고 오려고 했는데 녀석이 얼마나 떼쓰고 울고 불고 하는지 정말 말도 아니었죠. 급기야 아빠는 화가 나서 강아지는 떼어놓고 아들을 강제로 집에 데려왔죠.
녀석은 엄마, 아빠를 이겨 먹으려는 그 고집과 떼 때문에 아빠한테 엉덩이 열대를 맞고 반성문까지 써야 했답니다.
소원 다 들어준다고 해놓고서 못들어 준 것이 미안하기는 하지만 다른걸 사주겠다고 하고선 사건은 일단락 되었죠.
(평소에 사고 싶었던 책을 사달라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 아빠는 아이 혼내다 지쳐 잠이 들고, 아들은 서러움에 눈물 흘리다 잠이 들고, 딸래미는 길었던 외출에 피곤해서 잠이 들었답니다.
나도 너무 너무 졸렵다. 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