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이 떠오르는 하루
히히야에 관하여 2004/12/04 10:05   http://blog.azoomma.com/khh3222/170715

 

비도 오고 아이들도 학교로, 유치원으로 보내고 나니 이런 저런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고2때인가 ...... 벌써 15년이 지나가니 꾀나 오래산것 같네요^^

 

고1때 부터 모르는 사람에게서 6개월 넘게 매일 편지가 왔었죠. 누군지는 모르지만 매일같이 편지는 물론 직접 그린 그림에, 만들어 보낸 편지지에, 책갈피에, 단풍잎.....

아무튼 온갖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받으니 기분은 좋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저녁을 먹는데 어떤 소년이 전화를 했더라구요.

 

알고보니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 반 이었던 남학생 이더라구요.

6학년 때부터 5년 가까이 짝사랑 하다가 나설 자신이  없어서 편지를 보냈다는 군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고 운동 잘하던 아이였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친구라서 전 기억조차 가물가물 하던 친구였죠. 고등학교를 서울로 가니 내가 더욱 보고 싶어져 편지를 쓰게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당시 고등학생인 저는 좀 충격이었죠. 부담스럽기도 하구..... 그치만 하루에도 몇통씩 보내는 그 아이의 사과문과 시, 그림, 편지 때문에 난 누그러 들었고 결국엔 그 친구와 펜팔을 하게 되었죠.

 

그 아이를 편지로만 만나다가  고2때 처음으로 집에 찾아 왔더라구요. 좀 놀라긴 했지만 우리 부모님들 께서도 친구이니 괜찮다고 하시고 우린 함께 명동을 나갔죠. 그 친구가 장학금 받은 걸로 선물을 꼭 사주고 싶다고 해서 온거였거든요.

 

청바지도 사주고, 구두도 사주고, 맛있는 돈까스도 먹고 우리는 헤어졌지요.

 

서울가서 편지를 보냈는데 자신이 신발 사준것을 무척이나 후회 하더라구요. 신발 사주면 도망간다는 낭설 때문에...

 

결국 우리는 그 신발 때문인지 내가 끝까지 그 애에게 마음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인지 고3 크리스마스 이브날 헤어졌답니다.

 

어린 나이라서 사귀거나 심각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 이브 날 그 애가 흘리던 눈물이 지금도 가끔씩 생각나네요.

 

그 사연은 다시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