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우리아이 2004/09/09 21:38   http://blog.azoomma.com/khh3222/158560


오늘 우리 아들이 일기를 뭘 쓸까 하고 묻기에 알아서 쓰라고 했더니 이렇게 썼다.

 

제목 : 알아서

우리 엄마는 맨날 알아서 하라고 한다. 뭐든지 알아서 하라고 한다. 독후감도 알아서 하라고 하고, 학교도 알아서 가라고 하고, 일기도 알아서 쓰라고 하고, 숙제도 알아서 하라고 한다. 우리 엄마는 '알아서' 라는 말밖에 모르는 사람인것 같다.

아! 한가지 더 아는 말이 있다면 그건 바로 '공부해라' 라는 말이다. 우리 엄마는 정말 이상하다.....

 

이렇게 일기를 써놓고는 나보고 내일 역할극 준비물인 나무 그리기를 도와 달라고 한다.

아니, 실컷 엄마는 뭐든지 알아서 하라고 한다고 일기에 잔뜩 흉을 봐놓고는 도와달라고?

싫다고 했더니 어쩔수 없이 지가 열심히 도화지를 다섯장씩이나 붙여서 나무 두개를 그

리고 자르고 완성 시켰다. 제법인걸!

 

"너 그래서 혼자 뭐든지 알아서 했니? 그리고 공부 열심히 했니?"

" 뭐든지 알아서 한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는 가끔 했잖아..."

" 그게 숙제지, 공부니?" 

"그럼 그 정도도 안봐주면 그게 무슨 엄마야, 치!"

 

할 말이 없다. 지가 누구덕에 먹고 사는데... 그리고 내가 지 꾸물거리는 버릇 고쳐 주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 아침에는 2층 형아랑 짝지워서 일찌감치 학교 보내고, 숙제도 친구랑 짝지워서 하면 금방 하길래 우리집에 매일 불러들여 난 두명 숙제를 봐주고 있는데... 은공도 모르는 녀석...  그냥 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