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실천하자
모티켓 2004/08/27 15:48   http://blog.azoomma.com/kam0917/154932

모티켓에 관한 수필이 하나 있어 옮겨옵니다.

이제부터 실천하자. 휴대폰 에티켓

- 한국친절교육아카데미 원장 허윤정


얼마 전 출장 차 지방에 내려갈 일이 있어 고속버스를 이용할 때의 일이었다.
평일이라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그리 많지 않아 편안하게 앉아서 갈 수 있었고 전날의 피로 때문이었는지 출발하자마자 잠이 들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 울려대는 휴대폰 벨소리에 비몽사몽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아직까지도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벨소리를 크게 해놓는 사람이 있나 싶어 눈을 비비며 벨소리 주인을 찾았는데 그 주인은 다름 아닌 내 대각선 앞쪽에 앉은 여성이었다.

버스 탈 때 잠깐 보았지만 꽤나 우아하고 인상 좋게 생긴 여성인지라 실수로 매너모드로 전환하는 걸 깜빡했으려니 했었다.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려는데 통화하는 목소리 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겉모습과 걸맞게 꽤나 좋은 음성을 가진 이 여성은 또박또박 정확하게 큰 소리로 통화를 했고 그 내용은 버스에 탄 승객들이 듣고 싶지 않아도 다 들을 수밖에 없었다. 원하진 않았지만 난 그 여성이 뭐하는 사람인지,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지방엔 왜 내려가는지를 상세히 알게 되었다.

조용한 버스 안에서의 통화, 그것도 너무나 개인적인 내용의 통화를 본의 아니게 전해 들으며 그 여성의 이미지가 무너짐은 말 할 것도 없었고 조용한 공간에서 분위기를 깨는 그 여성이 원망스럽기까지 했었다. 장장 1시간여를 그 여성의 통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휴대폰은 지극히 개인적인 물건이지만 반면 그 전화를 받는 장소는 공공장소일 경우가 많다. 식당, 콘서트장, 극장, 대중교통수단과 같은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사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어 휴대폰 예절을 지킬 때도 됐음직 하건만 식당과 지하철 버스 강의실 여기저기서 울려대는 벨소리는 그칠 줄을 모르니 아쉬울 뿐이다.
휴대폰에 대한 결례는 비단 벨소리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카메라폰 때문에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접한다. 공연장에서 카메라폰을 열고 사진을 찍어 다른 관객의 감상에 방해가 되는가 하면 미술관이나 목욕탕에서도 카메라폰으로 몰래 사진을 찍은 후 그것을 유포시켜 문제가 되기도 한다.
편리함을 추구하는 기계를 사용하려면 그만큼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책임감을 느껴야 하며 더불어 주변 사람들에게도 신경을 써야만 '함께 하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는 휴대폰을 공공장소에서 사용할 때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염두하며 예절을 지켜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휴대폰 인구는 32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8%에 달한다고 한다.
휴대폰 가입자 수가 전세계 10위안에 드는 이동통신 강대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공장소에서의 휴대폰 벨소리와 큰소리로 통화하는 모습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우린 생활을 하면서 가끔 나 하나쯤이야 라는 생각으로 규범을 어길 때가 있다.
이 “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무질서를 초래한다는 무서운 사실은 간과해 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탈무드에 나오는 물탄 포도주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이제부터 “나 하나쯤이야“가 아닌 나부터란 생각으로 휴대폰 에티켓을 지켜 바람직한 휴대 전화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앞장서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