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이탈리아 코스요리 따라잡기
스크랲 2004/09/17 12:51   http://blog.azoomma.com/jubari16/159820
[여성동아가 권하는 생활 속의 매너]
정통 이탈리아 코스요리 따라잡기

매너 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매너나 에티켓이라고 해도 알지 못하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삶의 질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생활 속의 예절 이야기.

스파게티, 라자냐, 파스타, 젤라토…. 이제 이탈리아 음식의 이름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하지만 패스트푸드화된 것이 아닌 제대로 된 이탈리아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정통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러보자. 현재 우리나라에도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꽤 많이 있다. 하지만 레스토랑에서 막상 주문을 하려고 하면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가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요리 하면 스파게티나 미트볼 정도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

다양한 이탈리아 요리의 진수를 맛보고 싶다면 영화 <빅 나이트>를 보는 것도 좋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면서 미국으로 건너와 이탈리아 식당 ‘빅 나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 코스 요리를 한눈에 만나볼 수 있다. 영화에서의 이탈리아 풀코스 요리를 보면 우선 식전주를 마시고 그 뒤 식욕을 돋우는 전채요리인 안티파스티가 나온다. 어패류의 마리네나 햄과 소시지(살라미), 얇게 자른 육회에 소금과 올리브유, 르코라(깻잎처럼 향이 나는 야채), 파르마산 치즈, 레몬 등을 뿌려 먹는 카르파치오 등이 나오는데,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치즈와 르코라에 육회를 넣고 말은 후 적당히 잘라 먹으면 된다.

다음으로 프리미 피아티 코스가 뒤따르는데 보통 해산물을 이용한 수프나 파스타류인 스파게티, 라자냐, 라비올리 등이 차려진다. 이탈리아식 만두인 라비올리나 라자냐는 나이프와 포크를 이용해 취향에 따라 적당량의 치즈를 뿌려 먹으면 된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메뉴 리조토는 쌀밥을 버터나 올리브유로 볶아 만드는데, 파스타와 마찬가지로 뜨거울 때 포크로 떠먹으면 된다.

두번째 접시라는 뜻의 세콘디 피아티가 메인요리에 해당하는데, 고기나 생선을 숯불에 구워서 소금만 뿌린 심플한 요리 외에 삶거나 튀기거나 기름에 굽는 등 각 지방의 특색 있는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렇게 세콘디 피아티까지 먹고 나면 콘토르니 코스로 넘어간다. 콘토르니는 메인요리에 곁들이는 야채요리로 우리 식으로는 반찬과 같다. 감자 튀김이나 삶은 감자, 당근 소테 등 따뜻한 것과 샐러 등의 차가운 것이 있으니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된다.

그 다음이 포르마지오(이탈리아산 치즈)다. 보통 한 종류보다는 여러가지를 모둠으로 주문해 먹는 것이 훨씬 좋다.

마지막 순서인 디저트 ‘돌체’는 젤라토(아이스크림), 소르베(셔벗), 마치도니아(과일 펀치) 등 종류가 다양하지만 대개 날마다 메뉴가 바뀌므로 메뉴판에는 그냥 ‘돌체’라고만 적는 경우가 많다.

이탈리아인들은 이와 같은 순서로 2~3시간에 걸쳐 음식에 맞는 각종 포도주를 곁들여 식사를 한다. 이탈리아 요리를 뷔페식으로 차려놓은 레스토랑에 갈 경우 이런 풀코스 요리의 순서와 구성을 알고 먹는다면 이탈리아 음식의 참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탈리아 요리에는 이렇게 격식을 갖춰서 먹는 풀코스 요리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에서는 패스트푸드로 자리잡은 피자나 스파게티도 있다. 그런데 스파게티 역시 먹는 데 테이블 매너가 있다. 스파게티를 먹을 때 포크만 나왔다면 접시 한쪽 옆에서 한입에 먹을 만큼의 면을 포크로 찍어 돌돌 말아 먹고, 포크와 스푼이 함께 나오면 왼손에는 스푼을, 오른손에는 포크를 들고 한입에 먹을 수 있는 분량을 떠서 스푼 안쪽에 포크의 끝을 대고 돌돌 말아서 먹는다. 영화 <시월애>에서 이정재가 해물 스파게티를 바로 이런 방법으로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렇듯 포크를 시계 방향으로 돌려서 먹으면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으니 기왕이면 그렇게 먹어보면 어떨까? 실제로도 시계 방향으로 포크를 돌리는 것이 훨씬 편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파스타나 피자 등을 먹을 때 파르매산 치즈 가루를 뿌려 먹는데, 이때 해물이 들어간 경우에는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치즈의 향 때문에 해물 자체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기기 어렵기 때문. 하지만 다른 재료를 쓴 파스타에는 파르메산 치즈 가루가 아주 잘 어울린다.


    저자 백승국씨는‥
 
저자 백승국씨는 프랑스 리모쥬 대학교 언어과학대 기호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청주대 인문과학 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중이다. 월간 잡지 <좋은 생각>에 ‘기호로 세상 읽기’을 연재하고 있고 저서로는 <극장에서 퐁듀 먹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