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힘겹게 명예회복을 했고, 스페인은 다 잡은 고기를 놓쳤다.
포르투갈은 17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루즈경기장에서 벌어진 유로 2004 A조 예선리그 2차전에서 러시아에 2대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포르투갈은 개막전에서 복병 그리스에 분패한 충격을 씻으며 1승1패(승점 3)로 조 3위를 기록, 8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반면 러시아는 골키퍼가 퇴장당하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하며 2연패,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후반 45분을 인원수 11대10으로 싸운 것 치고는 포르투갈의 명성에 비해 졸전에 가까웠다.
전반 7분 골문 앞의 마니쉐가 데쿠의 어시스트를 받아 오른발 터닝슛, 선제 결승골을 터뜨릴 때 까지만 해도 스콜라리 감독의 변칙 용병술이 효과를 보는 듯 했다.
그리스전서 선발로 내세웠던 필드멤버 중 절반을 물갈이해 투입했는데 그 중 핵심이 데쿠였다.
그러나 포르투갈은 이후 전반이 끝날 때까지 유효슈팅을 1개도 추가하지 못했고, 러시아 역시 유효슈팅 제로의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에 재앙이 닥친 것은 전반 인저리타임. 미드필드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백패스를 가로채기 위해 포르투갈의 파울레타가 달려들자 러시아 GK 오프쉰니코프가 아크까지 나와 슬라이딩 태클로 저지한 것이 레드카드의 빌미가 됐다.
다소 무리한 판정이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포르투갈은 후반들어 수적인 우위를 이용해 대량 득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헛물만 들이키기 일쑤였고, 오히려 러시아의 반격이 전반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후반 43분 6만여 관중석에서 실망에 찬 야유가 흘러나오기 시작할 즈음 교체투입된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두가 PA 왼쪽을 침투해 올려준 공을 루이 코스타가 달려들며 오른발 발리슛으로 받아넣어 체면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앞서 벌어진 같은 조 스페인-그리스전에서는 스페인이 전반 28분 라울의 절묘한 힐패스에 이은 모리엔테스의 선제골에 힘입어 일방적인 공세를 펼쳐 나가다가 후반 21분 단 한 번의 방심으로 기습 동점골을 허용해 1대1로 비겼다. < 최만식 기자 cms@>
◇17일 전적
포르투갈(1승1패) 2-0 러시아(2패)
스페인(1승1무) 1-1 그리스(1승1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