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
Thu, 9/10/09, Dae Won <daewonchoi@yahoo.com> wrote:
[글로벌 이슈 & 피플] 월가(街) 최고 AIG 빌딩 매입 한국 자본, 집들이
|
IMF 때 금싸라기 땅·건물 내준 지 10여년…
1억5000만달러에 사들여 현재 공식 감정가 4억달러
'승자의 파티'였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월가(街)에서 가장 높고 유서 깊은 건물이 한국인의 수중에 들어왔다. 9일(현지시각) 저녁 뉴욕
맨해튼 파인스트리트 70번지 AIG본사 1층 레스토랑에서 진행된 축하연에서 이 빌딩을 사들인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과 영우&어소시에츠의 한국인들은 흥분과 기쁨으로 입이 벌어져 표정관리를 못 할 정도였다. 반면 AIG 임원들의 표정은 시종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한 AIG 임원은 "내부적으로 너무 싸게 팔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오늘은 입이 있어도 말할 수 없고 사진도 찍을 수 없다"고 말했다.
- ▲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이 최근 인수한 미국 뉴욕의 AIG 본사 건물./우리금융그룹 제공
지난 1932년 아르데코 양식으로 지어진 66층 규모의 AIG 빌딩은 2001년 9·11 테러로 세계무역센터가 무너진 이후 남부 맨해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됐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바로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이 빌딩과 부속 19층짜리 사무용 건물을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은 스퀘어피트당 100달러씩 모두 1억5000만달러를 주고 지난달 27일 매입했다. 현재 이 건물의 공식 감정가는 약 4억달러. 불과 1년 반 전 바로 옆 건물인 도이치뱅크(월스트리트 60번지)가 스퀘어피트당 700달러씩에 팔렸다. 뉴욕의 부동산 전문 컨설팅기업인 '쿠시먼 앤 웨이크필드'의 스캇 레이덤(Latham) 부사장은 "너무나 낮은 가격에 거래돼 뉴욕의 부동산 종사자들이 대부분 놀랐다"며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잘한 딜(deal)"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매도자인 AIG측은 "매각 시한에 쫓겨 헐값에 팔았다"고 자탄하고 있다. 바로 10년 전 외국자본이 들어와 서울파이낸스센터 등 서울의 랜드마크건물을 사들일 때, 우리가 한숨을 내뱉었던 것과 흡사하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건물을 매입하다 보니, 렌트비가 저렴할 것으로 보고 현지 기업들의 임대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우리금융그룹측은 밝히고 있다. 이인영 우리프라이빗에퀴티 대표는 "매입한 두 건물의 면적이 약 140만스퀘어피트인데 두 배에 해당하는 임대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도이치뱅크는 건물 하나 전체를 빌려줄 것을 타진하고 있고, 한 미국기업은 건물의 50%를 임대하는 대가로 건물에 자기 회사의 이름을 붙여달라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AIG 빌딩 인수 성공의 비결은 절묘한 타이밍과 현지 사정을 잘 아는 브로커, 탄탄한 금융자본 등 3박자가 제대로 맞아 돌아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영우&어소시에츠의 우영식 대표는 "미국 재무부는 하루빨리 AIG그룹을 쪼개고 상징적으로 본사 건물을 팔기 원했다. 우리는 매각측 파트너인 미국 CBRE와 그동안 구축한 인맥을 바탕으로 다른 매수자들이 '설마' 하는 사이에 허를 찔렀다"고 했다. 우리금융그룹 컨소시엄의 주간사를 맡은 금호종금의 김종대 대표는 "섣불리 달려들지 않고 실탄을 아꼈던 국내금융회사들이 기회가 오자 여유자금을 투자한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리셉션엔 세계무역센터의 소유주인 래리 실버스틴(Silverstein) 회장과 토머스 슈트(Schutte) 프랫 디자인스쿨 총장, 엘리자베스 버거(Berger) 다운타운뉴욕협회 회장 등 미국 상류사회의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