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조선일보DB
직장 잡았는데도 분가 안하고 노부부에 집안 일 다 맡겨… 소비자 단체에 도움 요청
"제발 아들을 집에서 내쫓아 주세요."
이탈리아 한 노부부가 마흔 살이 넘도록 집을 떠나지 않는 '캥거루족(族)' 아들을 내쫓기 위해 법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베네치아에 사는 이 부부는 41세 아들이 번듯한 직장에 다니면서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에게 밥과 빨래를 시키고 다림질까지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 소비자협회 아디코(Adico)에 아들을 집에서 쫓아내 줄 것을 요청했다고 BBC방송이 20일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디코 소속 변호사 안드레아 캄프는 부부의 아들에게 6일 내에 집에서 나갈 것을 권고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아디코 측은 아들이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부모 보호 신청'을 낼 계획이다.
아들의 아버지는 "아들이 좋은 직장을 얻었으면서도 늙은 부모에게 밥과 빨래 등을 요구하고 집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아내는 스트레스로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고 말했다.
노부부는 이달 초 아디코가 부모 곁을 떠나지 않으려는 아들을 설득해 집에서 나가도록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이 단체에 도움을 요청했다. 아디코의 도움으로 아들을 집에서 내쫓은 부모는 아들이 떠난 후 집 자물쇠를 바꿔버렸다고 한다. 아디코 측은 이탈리아 수백여 가정이 장성하고도 부모의 집을 떠나지 않는 '어른 자녀'로 인해 비슷한 곤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