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려요 한국총각님, 북한 처녀 갈게요.”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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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5 7:03 am 북한 어르신들이 하는 말이다. 조선에서 제일 불쌍한 게 조선소하고 조선아이들이라고…..  정말 소는 불쌍해서 보질 못하겠다. 어미 뱃속에서 나와서 6개월인가 1년 정도 지나면 코를 꿴다. 코에다가 구멍을 뚫고 다래나무를 구부려서 만든 둥근 것을 꽉 끼운다. 피를 줄줄 흘리며 안 끼우겠다고 발버둥치면 칠수록 매질밖에 안돌아온다. 그담에 하는 게 발통에다가 못을 박는다… 굵고 긴 못을 발통에다가 여러 개 박는다…그래야만이 발통이 닳지 않는다고….. 봄이 왔다. 산에도 들에도 온갖 꽃이 다투어 피어나고 아지랑이 가물대는 화창한 봄…. 겨우내 웅크리고 있던 소들도 기지개를 한껏 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고된 노동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밤새 쭈그리고 자다가 새벽 5시면 어김없이 풀 뜯으러 들로 나가야 한다. 차디찬 아침이슬이 그득한 풀을 한입 베어 문 입술도 추운지 시퍼렇다. 풀 뜯는 시간도 많지 않다….6시부터는 밭에 일하러 나가야 한다. 나긋나긋하게 자란 작은 새 풀도 많이 먹었으면 배가 부르련만 그 큰 배를 반도 못 채우고 끌리워 나간다. 몇 백 정보나 펼쳐져 있는 논과 밭을 소가 다 갈아 제낀다. 배가 고파서 너무 힘들어서 잠시 주저 앉아면 일을 시키는 사람은 삽날로 소 잔등, 엉덩이를 사정없이 내려 조긴다. 몸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커다란 두 눈에도 눈물이 그득히 맺힌다. 그래도 그 사람은 오늘 정량을 수행해야 만이 공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휴식도 없이 부지런히 소를 다그친다. 겨울 내 다져진 땅을 갈아엎고…..물에 첨벙첨벙 빠져서 논을 갈고…….밤이 깊어서야 일을 끝마치고 들어오는 소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것 같다. 여름이면 옥수수 밭 김매기도 소들이 한다. 소가 먼저 골을 타고나가면서 갈아주고 그 뒤로 땀을 동이로 흘리는 아낙네들이 헉헉대면서 김을 맨다. 좀 한가한 무더운 여름날에는 소를 산에 데리고 올라가서 통나무를 끈다. 사람 20명이 붙어서 들어도 못들 거대한 나무통을 소가 힘겹게 끌어내린다. 소목이 다 벗겨져서 피가 낭자하고 잘못 끌면 사람이 톱으로 내리조기고. 물이 먹고 싶어 개울에다가 머리를 틀어박으면 갈 길이 바쁘다고 때려서 못 먹게 하고… 고되다….사람살기도 힘들지만 말 못하는 짐승이 살기에는 더 힘든 세상이다. 가을에는 더 바쁘다. 그 모든 농작물을 오직 소가 다 끌어들여야 한다. 벼단 운반, 강냉이 이삭운반, 고구마, 감자, 보리, 밀, 콩 …..온갖 곡식을 다 끌어들여도 그들에게 차례지는 것은 옥수수대와 차디찬 물 한 바께쯔가 전부다.  소가 겨울 내 먹을 강냉이 짚을 소 기르는 집에서는 산더미같이 쌓아놓는다. 소 기르는 사람도 조합에서 정해준다. 근면하고 책임성 있는 사람들이 주로 맡는데 주인들은 그래도 소를 좀 보살피는 편이지만 일 시키는 사람들은 마구잡이로 내려 조긴다. 그 강냉이 짚으로 겨울을 나야 한다. 매일 아침 주인이 강냉이짚 서너 단씩 던져주면 하루 종일 그걸 먹으면서 견딘다. 강냉이 대는 먹을 수가 없다. 잎을 먹어야 하는데 그 잎을 다 따서 달면 1키로나 될까…….. 소가 겨울에 하는 일은 그뿐이 아니다…..가까운데 시집 장가가는 처녀총각들은 소로 신혼살림을 운반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밭일, 산일, 시집가는 것까지 소가 없으면 한시도 살 수 없다. 장보러 갈 때에도 짐을 가득 싣고 4,50리길을 걸어갔다가 걸어 오느라면 하루에 백리는 걷는다. 언제나 말없이 수걱수걱 일 만 하는 소를 먹이기라도 잘했으면 좋으련만.  잘 먹지 못해서 주저앉아서 일어나지 못 하는 소가 허다하다. 몇 십 년을 기르면서 일하던 소는 늙어서 죽는다. 북한에서는 소를 일반인들이 먹을 수 없다. 소가 죽으면 군에서 끌어올려간다 . 올려다가 높은 간부들한테 공급되지 않으면 최전방 군인들한테 한 점씩 공급이 된다. 군인들이 먹는 고기를 나도 한번 먹어보았는데 얼마나 질린 지 한 점 입에 넣고 하루 종일 씹어도 없어지지 않았다. 그런 것도 먹어봤으니 행운이다….다른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못먹어보는데… 고난의 행군 때 너무나 배가 고파 소를 몰래 잡는 사람들이 있었다. 북한에서는 소를 사람하고 똑같이 취급한다. 소를 잡아먹으면 살인을 한 것보다 더 높은 형량이 주어진다. 소 한마리 잡아먹고 감옥에 가서 나오지 못하고 죽은 사람들도 많다. 그래도 앞쪽사람들은 겨울이면 소집을 만들어서 그 안에 넣어둔다. 북쪽에 와보니 영하 2,30도가 오르내리는 엄동설한에 차디찬 땅 위에서 아무런 가림도 없이 밤새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소가 너무 불쌍해서 잠을 다 못 잔 적이 있다.  시골에서 자라다 보니 돼지 키우는 것, 소 키우는 것, 닭, 염소, 토끼 같은걸 키우는 것이 나는 엄청 좋다. 한국방송을 열심히 청취할 때다. 어떤 시골총각의 편지사연을 소개하는데 한국아가씨들 도시 총각들한테만 시집가지 말고 농촌 총각들한테도 좀 시집와달라는 내용이었다. 그 내용을 듣고 속으로 결심했었다. “기다려요…총각님…..제가 갈게요…..”하고…. 정작 오고 보니 상황이 달라졌지만…….그래도 항상 시골이 좋다. 한국 분들이 쇠고기를 24개월 미만이다 뭐다 할 때 정말 생각되는 게 많았다. 정말 행복하다…..소고기도 개월 수를 따져서 먹다니…….30년 된 소고기라도 한번 먹어보고 죽었으면 하는 게 북한사람들의 소망인데… 지금 이 시각도 북한에서는 먹지 못해서 쓰러진 소….맞아서 운신 못하는 소…..병이 걸려서 주저앉은 소들이 어느 누구의 도움도 못 받고 신음하며 죽어가고 있을 것이다.. 김정일이는 사람들한테만 피맺힌 원수가 아니라 말 못하는 짐승들한테도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원수다. 그 죄를 언제다 갚고 죽을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