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 전까지 나는 늙는다는 것이
저녁을 먹은 후 공원을 산책하는 것처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어차피 내려가는 길이니 어슬렁어슬렁 걸어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춘기만큼이나 여러 가지 예측하지 못한
신체적, 심리적 어려움과 문제들을 수반하였다.
처음에 나는 크게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이유 없이 슬프기도 하였고,
억울하고 분하기도 하였다.
내가 언제 어떻게 이 모양이 되었나를 생각하고
남몰래 울기도 하였다.
그렇다고 완전히 노인이 된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수 없이 반복되는 시행착오, 전진과 후퇴,
부정과 인정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찾아왔다.
내려가는 길도 올라가는 길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길 임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