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날 문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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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에 아무 계획이 없었던 것이 참 다행이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각자 모두 계획이 있었다는게 참 다행이었습니다.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 졌다는 걸 재빨리 깨달은게 또 참 다행이었습니다. 문자를 쏘아댔습니다. 날 김해 공항에서 우포늪까지 데려다 줄 사람 어디 없소? 고맙게도 두사람씩이나 그리하마 하였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게 사람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지.... 단연코 대학동기 여자친구를 선택하였습니다. 이런 연유로 찾은 우포늪은 제 구미에 꼭 맞는 모양새를 갖추고 저를 늪 속에 빠뜨렸습니다. 늪 속에 빠져 즐거워 하는 사람 보셨습니까? *^^* 12시에 예매하고 1시에 조퇴하고 3시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김포공항에는 문화공연으로 이름도 모르는 성악가가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마침 날개 옆에 앉아서 나보다 낮은 구름을 잡아보았습니다.
후다닥 날아 온 비행기는 벌써 김해상공(?)부산(?)을 낮게 나르고 있네요.
고맙게 나와 준 친구의 차를 타고 우포에 도착하였습니다. 해지기 전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그만 도착 직전에 해가 넘어가고 말았네요. 낙천적인 난 "또 한번 오라고 기회를 주네"~~했습니다.
하늘에 붉은 기운이 조금 남았습니다.
우포늪의 저녁무렵은 '고요' 그것이었습니다. 사방 천지에 우리 둘 뿐인 듯 고요하고 평온하였습니다.
난 서서히 빠져 들기 시작했습니다. 우포늪에~~*^^*
막 해지고 어둠이 내리는 우포늪에 너무 빠져 들까봐 적당히 발을 빼고 나왔지요. 내일이 또 있다는게 얼마나 푸근한지....
아름답습니다.
5월 23일 아침입니다. --새벽이랄 수도 있고
기대했던 물안개도, 붉은 기운을 내리는 해도 떠오르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가라앉은 우포늪의 새벽은 조용히 다가왔습니다.
사진 메니아들이 하나 둘 나타납니다.
물 속에서 생명들이 기동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사방에서 물고기들이 펄떡댑니다.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개장시간 9시-- 조그만 담을 뛰어넘고 들어갔더니 옆에 써 있습니다. '담을 뛰어 넘지 마시오' 이미 넘은 걸요~*^^*
증거물 확보하고~
조각배가 두채 ~
이 즈음에서 빗방울이 떨어져 쟈켓으로 카메라를 싸들고 갑니다.
허가 받고 물고기를 잡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다는데 이른 아침에 나오셨습니다. 우포늪은 사람도 하나의 풍경이됩니다.
전망대에서 내다 보았습니다.
이 아저씨의 노란통 속에 커다란 물고기가 한가득입니다.
오디가 익어가네요.
좁은 습지길이 계속됩니다. 뱀이 나올까 좀 무서웠습니다. 사람은 어찌 한명도 없는지...
그만 여기서 발길을 돌렸습니다. 우포늪을 한바퀴 돌려면 얼마나 걸리냐는 나의 질문에 하루종일이 걸릴거란 숙소 아주머니 말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하얀 찔레꽃이 바위와 잘 어울립니다.
우포늪은 따오기 복원사업을 벌리고 있습니다.
저 조각배 위에 큰 챙 모자 하나 쓰고 앉아있는 나를 상상해봅니다.
개망초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네요.
다시 입구로 나왔습니다. 4시간이 걸렸습니다.
어제 저녁 친구랑 밥 먹다가 안된다는 걸 반 떼를 쓰다시피하여 하루 유숙한 식당입니다. 우포늪에서 가장 가까워서 새벽에 나서기 좋을 것 같아 주인장을 졸랐었지요. 아침에 밥 먹는데 놀라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명복을 빕니다._()_
밥 먹고 바로 창녕 터미널로 나왔습니다.
부산으로 가서 선배가 사준다는 저녁도 먹고 여유있게 올 일정이었는데 서울 가는 고속이 있는 걸 보고 비행기, 저녁약속 다 해약하고 서울가는 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버스는 금강휴게소에서 딱 한번 쉬었습니다
거의 24시간만에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어느날 문득 떠난 여행이었습니다. 조금은 별 생각 없는 멍한 상태로 또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경험을 꿈꾸며 훌렁 일상을 벗어난 기분은 마치 호기심 많은 모험가가 된 듯한 특별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물론 집 식구들에게는 엄마의 이상행동에 충격 받지 않도록 대학 동창 모임이라 했으나 거짓말은 아닙니다. 달랑 한명 친구도 동창이니까요.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사진 한장 한장을 찍을 때마다 매 순간 머물렀던 나의 시선과 우포늪의 그 아름다운 정경속에서 수없이 사각형을 그리며 다녔던 발자욱과 물 속 생물들이 내는 기이한 음악들이 모두 추억창고에 저장되어짐을 느낍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마을님들과 나누고 싶어 글 올립니다. 쉽지 않은 길을 맘 내는데 도와 준 친구가 있어 더 행복했던 여행이었습니다. 모두들 5월 마무리 잘 하시고 행복한 유월 맞이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