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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매섭게 불던 2.23일 월출산을 지나서 그동안 벼루던 보성녹차밭을 들였다.
도시에선 맛보지 못한 삼나무숲의 신선한 공기란..,
습한듯 하면서 풀비린네와 함께 진한 키톤치드향을 내뿜는
이곳의 공기를 마치 시장기를 달래듯 폐부 깊숙히 허겁지겁 들이 마셔봅니다.
그러면 금새 머리가 멍~ 하리만큼 맑고 깨끗해져 옵니다.
언젠가 친구들과 나이들면 숲속에 집짓고 살자고 했었는데...
그 숲속이 바로 이런곳이 아닐까요?
마치 계곡의 천수답처럼 층층이 구름지어있는 녹차밭
그 넓이의 끝에,
그 높이의 끝에,
그 녹색의 끝에,
그 햇살의 끝에,
마치 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이 문득 들었다.
녹차잎이 겨울햇살에 황금빛으로 반짝이는게 보기 좋았다.
녹차는 겨울 해풍을 이기고 봄에 피어난 여린 잎이
가장 그윽한 맛을 낸다고 한다.
보통은 어렵고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나면
정신이 황폐해지고 각박해지는 법인데
보성의 녹차는 그 반대인 셈이다.
녹차밭 정상을 향해 가파른 계단을 오르다보면 어느새 펼쳐진 녹색의 향연.
겨울의 녹차밭은 색다른 분위기를 풍깁니다.
줄지어 있는 녹차나무가 전체적으로 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었다.
녹차밭 사이로..
녹차밭에선 거의 모든 선이 곡선이다.
곡선은 직선과 달리 휘어진다.
직선이 내일을 향해 걷잡을 수 없이 뻗어나가려는 선이라면
곡선은 오늘을 감싸안으며 품안으로 껴안는 선이다.
둘이 걷다 보면
녹차밭에선 서로의 오늘을 껴안게 된다.
이랑 하나에 겨울 추위의 하루를 넘기고
이랑 둘에 겨울 추위의 이틀을 넘기며
녹차밭은 겨울 바람을 넘어 봄으로 간다.
나는 녹차밭으로 올라갈 때
여기 보성 녹차밭은 이곳을 주제로 한 사랑 노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렇게 노래를 불렀다.
“녹차밭 녹차밭 우리 처음 만난 곳도 녹차밭이라네. 우리 처음 사랑한 곳도 녹차밭이라네...”
강진군 병영 수인식당의 5000원짜리 백반
새순이 돋는 봄...또는 짙푸른 녹색의 여름이면 참 장관이겠다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