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종여울 지기

한탄강은 국내 유일의 화산강입니다. 약 27만년 전에 화산이 폭발하며 분출된 용암이 이미 형성되어있던

화강암위에 두껍게 덮이면서 현무암층의 대지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철원의 대지는 어디를 가나 검은

현무암이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다는 화강암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한탄강 바닥을 가보면

용암이 쌓인 대지위에 비가 내리면서 현무암을 녹여 한탄강이 형성되었다는 학설처럼 평지보다 약20 ~

50m가량 아랫쪽으로 흐르는 한탄강의 바닥은 하얀 화강암입니다.

사진은 김일성이 반(班)을 만들고 이승만이 반(班)을 만들어서 승일교라 명명한다는 승일교 아랫쪽입니다.

이렇게 강한 물살이 화강암보다는 연질인 현무암을 완전히 깍아내고 비교적 단단한 화강암층에

이르러서 서서히 깍아내리다 보니 이런 억년 세월의 흔적이 기묘한 형상으로 남아 있는 겁니다.

한반도서 가장 흔하고 가장 많은 암석인 화강암은 심층석(深層石)이라 땅 속 깊이 매장되어있지만

세월이 이녀석들을 세상 밖으로 내놓았습니다. 철원의 화강암이 형성된 연대는 약2억5천만전입니다.

화강암위에 이렇게 움푹 파인 구덩이를 풍혈(風穴)이라고 합니다. 풍혈의 형성과정을 보면 화강암위에

비가오고 눈이 쌓이면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얼음의 가장자리가 떨어져 나가는 과정에서 이런

구덩이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옛 선비들은 경치좋은 바위 옆에 정자를 짓고 이 바위 구덩이를 술을 담

는 동이로 썼다고 하는 기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참고로 사진의 구덩이가 형성되는데 걸린 시간은

최하 2억년 이상입니다. 따라서 사진의 구덩이 크기는 고려시대나 조선시대 사람들이 봤던 크기와 지금

우리가 보는 크기와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이 꽃의 이름은 바위말발도리 라고 하는데요 꼭 이런 바위에만 사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름을 보시면

짐작이 가듯이 거의 대부분이 열악한 바위틈이나 아주 작은 틈새를 선호하여 뿌리를 내리고 삽니다.

지금까지 제가 관찰한바에 의하면 꽃도 흙에서 자라면서 피는 경우보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피는

경우가 훨씬 색상이 곱고 고고합니다. 연한 핑크빛 생상이나는 녀석도 있습니다.

바위말발도리는 5월에서 6월에 피는 꽃인데 어떻게 지금 피어있어서 놀랐습니다. 요 사진의 꽃을 접사

로 촬영한 것이 바로위 사진의 꽃입니다. 옆에 좀 무성한 것은 철쭉입니다.

철쭉인데요 이렇게 열악한 환경의 바위틈에서 자라다보니 밑둥을 보면 상당한 나이를 먹었는데도 줄기

는 겨울 추위에 얼어 죽고 다시 나고를 반복해서 거의 항상 어린 줄기 상태입니다.

한탄강에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식물인 고란초과 일엽초입니다. 양치류 식물이라 바로위 사진처럼

잎 뒷면에 두줄로 벌래 알 같은 포자를 달고있습니다. 일엽초류는 잎만 달랑 한장이라 다른 식물처럼

잎이있고 줄기가 있고 꽃도 피우고 이러지를 못해서 이렇게 알(?)을 낳아서 번식합니다.(알은 농담입니다.)

화강암이 형성될때 양 층의 사이에 황토흙이 굳어진 적색 사암층이 있었나봅니다. 아래에 파란 것은

북방식물인 돌단풍입니다. 한탄강 절벽에 가면 흔하디 흔한데 돌단풍인데 38도선정도 아래로 가면 보

기가 쉽지않은 식물입니다. 그 이유는 이녀석이 추운데서 생육하는 북방식물이라 그렇습니다.

돌단풍이라는 이름은 이녀석의 잎이 단풍잎과 똑 같은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많은 횟수의 물이 지나가면 이런 형태가 형성될 수 있을까요? 횟수를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한시대를 살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무의미한자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제 눈에는 다 똑 같은 경도(단단함) 같은데 물은 용케도 덜 단단한데를 찾아내어 여지없이 깍아내나

봅니다. 그러고 보면 무생물도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세계가 있나봅니다.

요 사진의 제목을 저는 흑(黑)과백(白) 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남한 땅의 가장 북쪽에 지천으로 널린

검은 현무암과 하얀 화강암이 마치 공산주의와 민주주의 이념으로 양분되어 대립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27만 살 밖에 안 먹은 현무암과 2억5천 살 먹은 화강암

이 만나듯 통일한국의 중심 철원이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심도시가 될날을 고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