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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파계사에 처음 가보았답니다.
버스타구 가서 주자창서부터 걸어올라가기를.....
워낙 걸음이 느려서...
한 30분 가까이 올라간것 같은데....
대체 여길 내가 왜 왔을꼬..하믄서,,,후회하려던 찰나에..
원통전앞에 내걸린 연등을 보구선..
"와~아~!!!" 했지요~~
알록달록 알사탕들이
하늘을 덮었네요..
댓돌 위에 고무신은 있지만...방문은 꼭꼭 잠겨 있습니다.
여기엔 지금 저혼자 서 있답니다. *^^*
하늘도 덮고, 땅도 덮고....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을 덮으려구 합니다. *^^*
한참을 법당 앞 마당서....
연등한번 쳐다보고 그림자 한번 쳐다보고,
하늘한번 쳐다보고 땅 한번 쳐다보고......
바람을 맞았습니다. ^^
지난 토욜엔 직지사엘 댕겨왔는데...
거기서두 연등보단 그림자에 눈이 더 가더라구요~~.
이대로 발걸음을 돌리려니 아쉬워...
영조임금이 11세에 쓰셨다는 현판이 걸려있다는 성전암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원통전에서 0.9km..
힘들겠다 생각했지만....
나섰지요..
근데 가도가도 안보여요..
차가 한대 보~~옹 지나가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후 5시 ...등산객도 없네요.. ^^
경사 심한 시멘트 길을 얼마나 갔을까??
이젠 수직으로 외길만 나 있습니다.
어찌나 높이 깊이 올라가던지...
거기서 스님 한분과 할매,할배 두분을 만났습니다.
"성전암 이리가는건가요?"
"그래...근데 이시간에 해 다빠지는 데 혼자 와 올라가노??
어두워질낀데..."
"아..그냥요... ^^"
먼저 열심히 올라갔습니다.
땀 줄줄 흐르고 어질어질...
꽤 높은 곳에 있더군요.
혼자걸어가는데도 아찔한...
오른쪽으로 발 헛디디면 열반에 들거 같던데~~ ㅎㅎ
길이 너무나 좁고 가파른데....
연등이 없었다면 길을 헤맸을겁니다. ^^
*
돌아갈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며...
암자같은 곳에 도착을 했건만....
어디에도 성전암이란 흔적이 없습니다.
왼쪽으로 관음전이 하나 보이고....
나머진, 거의 쓰러져가는 건물들....
"실례합니다. 아무도 안계십니까???"
공양주 보살님이신듯....아주머니 한분이 나오시네요~
"안녕하세요? 여기가 성전암인가요?"
"예~~ 맞아요.."
"저..혹시..여기에 영조대왕이 썼다는 현판이...여기에 있나요??? ^^"
"저기 법당에 들어가봐요~~거기에 있나???
여기 불이 났어요 . 그래서 잘 몰라요..
나도 여기 온지 얼마 안되어 아는게 없어~ ㅎㅎㅎ"
"그렇군요..불이 났군요.."
성전암의 모습입니다.
암자 건물마다 지붕을 두꺼운 비닐로 덮어 놓았어요.
화재 때문에... 법당 지붕을 저리 해놓았나 봅니다.
맘이 안 좋네요~~.
이러저리 둘러보다가 고양이들과 놀다가...
들어갈 때부터 눈에 띄는 전나무..
담너머로 보니...
뭐라 적혀있네요~~~
성철스님 나무랍니다. ^^
성철스님께서 이곳에 머무르면서 수도하시는 모습을
이 나무가 줄곧 지켜보았다구 하네요.
300년 되었답니다. *^^*
어쩐지...눈이 가더라~~
나무안내판을 못봤더라면
이곳에서 성철 스님이 그렇게 오랫동안 수행을 하셨는지도 모르고 지나왔을겝니다,. ^^
내려오는 길에 보니...
꽤 높이 오긴 했나봅니다.
산아래가 저~~기네요~~~ ㅠ.ㅠ
내려오는 길에 보니 할매,할배가 거의 다 올라오셨더군요~~.
두 분이 스님이 만들어준 나무 지팡이로 서로 꼬옥 붙들고 오시는데....
너무 좋아 보였어요~~.
" 이제 내려가나? 그래..사진은 마니 찍었어??"
"아~뇨~~.근데 두분은 여기까지 웬일이세요? 이렇게 험한곳에.."
"어..아까 그 스님이 오늘부터 여기 새로 부임해오신 스님이야.그래서 왔어."
"예~~~ 저 먼저 갑니다. 조심해서 다녀가세요~~~"
따스한 두 분 만나고 내려오는길....
뜻하지 않게 힘든 발걸음 내딛었지만...
나름..맘이 뿌듯하네요.
기냥..날씨 좋아 오후에 바람 쐬러 갔다가 종아리만 또 굵게해서 왔습니다.
마니 뻐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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