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이 우바국다 비구의 부탁을 들어 부처님이 살아 계실 때의
장엄한 모습을 나타내자 우바국다는 '다만 부처님이라는
생각만 할 뿐 마왕이라는 생각은 아니한다'며 예배를 했다.
"나는 그대에게 예경한 것이 아니다,마치 진흙이나 나무로써
불상을 만들었을 때 온 세간의 하늘과 사람들이
다 함께 예경하는 것과 같음이니,진흙이나 나무에 예경하는
것이 아니고 부처님께 예경하려 하기 때문이라,나 역시 부처님의
모습에 예경했을 뿐 그대 마왕의 형상에 예경한 것은 아니로다"
- 대장엄론경 9권-
불상을 보고 그 재질이 돌인지 쇠인지만 문제삼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단지 예술가나 공학자일 뿐이다.
불자에게 불상은 부처님일뿐이다.그들이 불상에 예경할 때 그 재질이
돌이나 쇠임을 몰라서가 아니지 않는가.
푸른 하늘,붉은 단풍은 시인에게는 찬미나 성찰의 대상이요,
과학자에게는 관찰과 분석의 대상이요,화가에게는 묘사의 대상일
것이다.
어떤 사물이든지 그 사람의 마음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게 비치고,그렇게 비치는 그대로 그 사람에게는 의미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불상에 피어난 것이 우담바라이건 풀잠자리 알이건 예경하는
자의 마음에 따라 우담바라도 될 수 있고,풀잠자리 알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신심 깊은 사람,눈 밝은 사람은 길가의 돌멩이나 들풀에서도
부처님을 떠올릴 수 있는 법이다.
자기의 신념만이 유일하게 정당한 것이라는 고집은 진리를 가로막는
심각한 폐단을 초래한다.하지만 객관적인 사실만을 가지고 우리 삶의
모든 것을 정의해야 한다면,동화는 물론이고,'꽃이 인사하네'
라는 표현조차도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것이다.그런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글 : 견우님)
삶에 지쳤을때 가락동 시장을 찾는다.
새벽에 일어나 찾아가는 그곳은 불야성이다.
늘 내가 잠들었던 시간에도 그곳은 북적인다.
인간냄새, 사람냄새,살아 움직이는 것을 보기 위하여 간다.
요즘은 게을러서인지는 모르겠으나 힘들고 지쳤을땐 자연을 찾는다.
그곳은 인간 세상보다 더 치열한 다툼과 화해와 평화가 공존 하기 때문이다.
석양 빛 바다를 혹은 갯펄을 찾는것은 사실 사진을 찍기 위함은 아니다.
그 속에 내가 빠져 들고 싶을 따름이다.
소래포구의 소금창고를 찾아갔다.
물론 사진을 찍기 위함만은 아니다.
내가 살아온 생에서 소금과 연관된적은 없다.
다만 어려서 수인선 기차를 타고 남동, 소래, 고잔으로 이어지는 길을 다녔다.
그 때의 목적은 낚시였다.
망둥이를 잡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염전을 접하게 되었고 그 때의 평화로운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사회 생활을 하다보니 염전은 결코 낭만의 대상은 아니었다.
힘들고 고된 삶 그것을 보여주는 영상물이었다.
때론 부의 상징과도 같았던 염전.
그것은 중노동의 현장이었다.
이제 그 때의 일꾼들은 모두 떠나고 폐허로 남았지만 난 아직도 그곳에 서면 옛날이 보여진다.
소금에 찌들고 모양이 상한 나무 말목 하나하나에서 녹슬고 구겨진 함석조각 그리고 널판지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찾아 보려고 노력을 한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으나 저곳에 서면
바다에 서면 갯펄에 서면 자연속으로 들어가면
나오느니 나무 관세음보살이다.
어쩌면 내 일생을 보는듯하여 내 뱉는 탄식일런지도 모르겠다.
내 가슴에 당신을 가두고
시/윤 영초
생각이 깊어지는 시간에 홀로
마음 가두는 당신은
앞서서 다가가듯
재촉한 보고픔에
말없이 기다림을 묻고
먼 허공에 그대를 그려넣습니다
-
여린살갗이 소름이 돋고
참을수 없이 그대 그리워도
다가설수 없는 하늘아래
나무 밑둥이 처럼
묵묵한 당신을
움직이지 못함은
내 마음이 닿지못하여
멀리서만 바라보는
아쉬운 당신입니다
-
가슴 절절한 사랑이 되어
한가슴 미어지는 아픔으로 남아
바라볼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 나는 당신께 무엇입니까
-
마음에 담은 그리움은
넘쳐나는 우물처럼 솟고
한걸음에 달려갈수 있다면
지금 맨발로 뛰어나가
그대를 안을수 있겠지만
그럴수 없음에
눈물과 보고픔을 바꾸고 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