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종여울 지기

제목

제43회 졸업식 훈사

불교의 삼대사업 중 하나인 도재양성의 전문기관인 승가대학으로서
불교의 근본이념 탐구와 대승보살도의 구현을 위하여 본 승가대학은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옛 글에 “玉不琢이면 不成器요 人不學이면 不知道니라.”
아무리 옥이라도 갈지 아니하면 그릇을 만들 수 없으며
비록 총명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학문을 연마하지 않고서는
결코 인간이 가야할 길을 바로 갈 수 없습니다.
그릇하나 만드는데 있어서도 갈고 닦아야 되는 뼈아픈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처럼 사람이 사람 노릇을 똑바로 하기에는 평생을 두고
배워야 되는 고달픈 역사를 지녀야 되는 것입니다.
대수롭지 않은 것 하나라도 그 결과를 훌륭하게 맺는 데에는
반드시 그 속에 노력과 정진이 뒤따르지 않고서는 될 수가 없듯이.

오늘 뜻 깊은 졸업식을 맞이한 졸업생 여러분!
그동안 피나는 노력으로 많은 시련과 고초를 견디며
어려운 가운데도 부단한 노력으로 이렇게 성장한 여러분을 보니
새삼 대견하고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승려란 학문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외형적 태도만으로 되는 것은 더구나 아닌 것입니다.
부처님의 덕행이 몸과 마음속에 젖어지고 배여서 오늘의 한국 불교계의
중흥조의 産室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다행스럽게도 선택된 출가인이며 정상적 新舊 학문과
수행을 겸비한 지성인으로서 분명 人天의 師表와 사회의 木鐸으로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世紀的大作佛事를 하시리라 믿습니다.

흔히들 현대사회는 고도로 팽창된 메카니즘으로 인해
인간성 상실과 가치기준이 혼동된 시대라고 하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본연의 모습으로
동학인은 부처님 말씀을 몸소 실천하며 혼탁하고 메말라가는 이 시대를
心淸珠와 같이 맑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동안 연마한 수행정진력으로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사고 방식으로 보살도의 이념을
다시 이 시대에 실천하여 세상을 불국토로 만드는
지혜의 등불이 되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은혜를 갚는 일은 절대로 멀리 있지 않습니다.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하며 가까운 곳에서 작은 일부터
꾸준히 성실하게 향해 나아갈 때
비로소 부처님의 은혜에 보답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동학인은 종단의 기둥이자 불교의 장래를 짊어질 역군입니다.
불교의 동량으로서 불교를 세계화 하는데에 절대적 사명을 갖고
불교 발전을 위하여 부단히 정진하여야 할 것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지금 이순간이 끝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는 더 굳은 서원과
피나는 노력으로 여러분을 지도한 나보다 더 나은 僧이 되길 바랍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을 위하여 좀 더 알찬 지팡이가 되어주지 못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독사가 물을 마시면 독이되고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가 되는 진리처럼
僧이 重하면 法이 重하고 僧이 가벼우면 法이 가볍다 했습니다.
세상이 혼탁하더라도 淸淨法은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는
부처님의 말씀처럼 내 몸은 곧 진리며 내 말은 곧 진리며
나의 그림자만 보더라도 삼악도가 사라질 수 있는
대서원의 보살이 되기를
부처님 전에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자생차 마을의 인화님이 쓰서 보내주신 서간체의 닉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