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동학사 일초스님34)
스님 말씀 모음
2005/12/19 22:50
http://blog.azoomma.com/jongyeoul78/213980
이름
學長 一超
제목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
Ⅰ.서언
불교는 인간의 문제를 논하는 종교이며,
무명에 쌓인 인간을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키는 가르침이며,
인간이 지니고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현실화시키는 종교인 것이다.
따라서 불교윤리는 인간다운 길에 대한 규범이라고 이해할 수 있으며,
억압과 굴레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적인 미래를
건설하게 하는 중요한 가르침이다.
이런 윤리적인 삶을 살기 위해 출가한 모든 스님들은
삭발염의削髮染衣하는 순간부터 지도자이며 보살도를 행하는 수행자이다.
스님들은 자신의 무명을 벗는 길인 자리自利와 중생을 바른길로 이끄는
이타利他의 길목에 서 있는 것이다.
지도자, 즉 스승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에 대하여 옛 어른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뛰어난 스승은 무언無言으로 가르치고, 지혜로운 스승은 행行으로 가르치고,
보통 스승은 말로 가르치고, 어리석은 스승은 매로 가르친다고 한다."
방 안에 밝은 등불이 있을 때 문틈으로 빛이 새어 나오듯이
자기의 수행이 없이 어떻게 남을 지도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후학과 모든 이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것은 자기 안에 있는
등불을 어떻게 켤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자신에게서 나타나는 언어, 행동 , 마음이 모두가 설법이며 가르침이기 때문에
부드러운 말, 따뜻한 마음, 예의바른 행동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아무렇게나 하는 것이 멋이 아니라 생각없이 행동하더라도
이치에 맞는 것 그것이 멋이며, 멋은 꾸미는 것이 아니라 풍기는 것이듯이
수행도 지도자도 역시 그럴 것이다.
수행자는 21세기의 정신적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희망적인 21세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행자로서의 결단과 올바른 실천이 필요하다.
수행자로서 윤리적인 삶을 살펴보기 위하여 다음에 삼취정계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Ⅱ. 삼취정계三聚淨戒를 통한 자기수행 고찰
보살불교라고 할 수 있는 대승윤리는 사홍서원을 통해서 구체화된다.
그것은 상구보리보다 하화중생, 즉 사회구제를 강조한다.
대승의 윤리는 육바라밀과 六和敬 : 깨달음을 구하여 깨끗한 행을 닦는 자가
서로 사이좋게 공경하며 지내는 6종을 말함.
大乘에서는 보살이 중생과 和同하여 愛敬하는데 6종이 있다고 한다.
身業同, 口業同, 意業同, 同戒, 同施, 同見을 말한다.
육화경六和敬과 사섭법四攝法과 사무량심四無量心으로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보살지지경菩薩地持經』『유가사지론』
『해심밀경』등에서 설하고 있는 삼취정계三聚淨戒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삼취정계란
① 섭율의계攝律儀戒 ②섭선법계攝善法戒 ③섭중생계攝衆生戒이다.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겠다.
1) 섭율의계攝律儀戒
계율은 고해苦海를 건너는 배와도 같다.
그래서 원효스님은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라고 말씀하셨다.
계戒는 삼학三學의 하나이고 6바라밀의 하나이며,
삼장三藏 중 율장에서 설해진 것으로 불교윤리의 총칭이다.
섭율의계는 악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정한 모든 금지조항이다.
율의는 종교단체의 질서이며 수행자의 모습인 것이다. 오계五戒만
주시해봐도 처음이 불살생이니 바로 이것은 생명에 있어서 무엇이
더 소중한가를 따지기 전에 생명 그 자체가 소중한 것이기에 소중한
생명을 소중하게 바라다 볼 수 있는 것이 자비이다.
이 자비의 마음이 내 마음 안에 가득 찰 때 너그러워질 수 있고
따뜻해 질 수 있으며 모든 생명과 함께하는 동사섭으로 수행자의 모습과
지도자의 모습이 생기면서 빛이 되고 등불이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화엄경』에서는 보살이 수도修道를 하고 계戒를 닦는 것은
모든 중생이 죄를 짓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며 스스로 구족계를 받아
중생들이 최승법을 얻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하신다.
『유가사지론』에서는 율의계 성취의 10개 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율의律儀에 대하여 보살이 이와 같은 열 가지를 성취하면 율의계律儀戒에 머무나니
① 과거의 모든 욕심을 돌이켜 그리워하지 아니함이요.
② 미래의 모든 욕심을 바라거나 구하지 아니함이요.
③ 현재의 모든 욕심을 탐착하지 아니함이요.
④ 기쁨과 만족을 내지 않은 것을 멀리 여의기를 좋아함이요.
⑤ 바르지 않은 언론言論과 모든 나쁜 머트러운 생각을 쓸어 없앰이요.
⑥ 자기를 스스로 업신여기지 아니함이요.
⑦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함이요.
⑧ 잘 견디고 참음이요.
⑨ 방일하지 아니함이요.
⑩ 규칙과 깨끗한 생활生活을 완전히 갖는 것이다."
보살이 이 열 가지의 성취를 통하여 율의계律儀戒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보살 자신의 자기 조율이며 악의 단절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즉 윤리적 체계를 완성하여 그 윤리를 지속적으로 수지 실천하는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2) 섭선법계攝善法戒
섭선법계란 모든 보살이 율의계律儀戒를 받은 뒤에 있는 바 지혜를 위하여
신구의 삼업으로 모든 착함을 행하는 것을 섭선법계라 하는데 착한 것은
좋은 것을 많이 수용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진리 즉 정법’을
발현해 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마음을 바로 하면 바로 하는 마음에서 정법正法을 구현하는 마음이 나와야한다.
섭율의攝律儀에서 마음을 가다듬는다면 섭선법계에서는 적극적으로 착한 법을
행한다는 의미이며, 이미 악한 것이 나왔거나 악한 것을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
섭율의攝律儀라면 선한 것이 나왔거나 선을 나오게 하는 것이 섭선법계攝善法戒이다.
3) 섭중생계攝衆生戒
요익중생계饒益衆生戒라고도 하나니 즉 육바라밀, 사무량심四無量心,
사섭법四攝法등의 법이 있다. 부처님께서도 사십오년 동안 설법하신 내용이
중생을 요익케 한 일이며, 끝없는 중생을 다 건지겠다는 서원이다.
① 육바라밀六波羅密
보시布施 - 법보시, 재보시, 무외보시無畏布施
지계持戒 - 수호하는 계율, 선법을 닦게 하는 계율, 중생을 이롭게 하는 계율
인욕忍辱 - 원한을 참는 인욕, 고통을 편안히 받아들이는 인욕, 법을 사유하는 인욕
정진精進 - 행을 일으키는 정진, 두려움과 퇴전이 없는 정진, 만족함이 없는 정진
선정禪定 - 안락에 머무르는 선정, 이끌어내는 선정, 해야 할 바를 하는 선정
지혜智慧 - 무분별 방편의 지혜, 무분별지혜, 무분별 후득無分別 後得의 지혜이다.
② 사섭법四攝法
보시섭布施攝 - 인자한 마음으로 물질과 정신 두 가지를 조건없이 베풀어 마음에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
애어섭愛語攝 - 사랑스러운 말로 항상 모든 중생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
이행섭利行攝 - 상대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
동사섭同事攝 - 남을 나와 같이 생각 할 수 있는 마음
③ 사무량심四無量心
자慈 - 상대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
비悲 - 상대를 괴로움에서 건져주고자 하는 마음
희喜 -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고통을 여의고 즐거움을 얻어 기쁘게 하려는 마음
사捨 - 중생을 평등히 보아 원친怨親의 분별을 두지 않는 마음등의 방법이 수없이 많다.
또한 『유가사지론』에 나타난 요익중생계饒益衆生戒의 설명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모든 보살은 모든 유정들에게 옳음과 이익으로 이끌며 생기는
질병 등의 괴로움에 따라서 돕는 벗이 된다."
보살은 세간과 출세간의 옳음과 이익에 대하여 모든 법요法要를 말하되
먼저 방편으로 하고 이치로 말한 뒤에 여러 가지 옳음과 이익을 얻게 한다.
- 모든 보살은 모든 유정들에게 옳음과 이익으로 이끌며 생기는 질병 등의
괴로움에 따라서 돕는 벗이 된다.
- 보살은 세간과 출세간의 옳음과 이익에 대하여 모든 법요法要를 말하되
먼저 방편으로 하고 이치로 말한 뒤에 여러 가지 옳음과 이익을 얻게 한다.
- 보살은 먼저 은혜있는 유정에게 잘 지키어 은혜를 알며 그에 알맞은
바에 따라 그의 앞에 서 갚는다.
- 보살은 두려움을 만난 유정들을 잘 수호하여 두려운 곳을 여의게 한다.
- 보살은 재물 친속을 잃게 되는 유정에게 잘 깨우쳐 알게 하여 근심 걱정을 여의게 한다.
- 보살은 살림 돕는 뭇 도구들이 모자라는 유정에게 베풀어 준다.
- 보살은 도리에 따라 바르게 의지가 되어주면서 법대로 대중을 다스린다.
- 보살은 세간에 따르면서 일하고 말하고 부르고 가고 오고 의논하고 경하하며
때에 따라 나 아가서 다른 이로부터 음식 등의 일을 받아 가지나니,
요약하여 말하면 온갖 이치없는 것으 로 이끌거나 뜻을 어기는 현행을
멀리 여의고 그 밖의 일에 대하여서는 마음을 다한다.
- 또 모든 보살은 숨기거나 드러내거나 간에 있는 바 진실한 공덕을
나타내어 모든 유정으로 하여금 기뻐하면서 배우게 한다.
- 보살은 허물이 있는 이에게 안으로 친하고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려는
큰 원을 품고 조복 하고 꾸짖고 벌로 다스리고 내쫓는 것이니 그로 하여금
착한 곳에 머무르게 하기 위함이다.
- 모든 보살은 신통력으로 방편을 써서 지옥 등의 모든 모양을 나타내어
악을 여의게 하고 불 법佛法 속에 들어와 바른 행을 부지런히 닦게 한다는 것이다.
Ⅲ. 결 어
이 섭중생계攝衆生戒는 대승사상의 궁극이며 앞의 섭율의攝律儀와
섭선법攝善法보다 설명됨이 많은 것은 대승의 요체要體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을 가르치고 지도할 때 행동으로 가르치고 말로 가르치며
또 마음으로 가르친다. 그러기 때문에 그 모습만 보고도 합장 할 수 있는 것은
그가 가진 마음이 빛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도
"거룩한 인간은 하나도 없다. 오직 거룩한 삶이 있을 뿐이라"고 하셨고,
노자도 말하기를,
"크게 완성된 것은 마치 찌그러진 듯 하고 크게 곧은 것은 마치 굽은 듯
해 보이며 크게 정교한 것은 마치 서투른 듯이 보인다"고 하셨다.
지금과 같이 과학과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천개의 지식보다
하나의 지혜가 필요하고 하나의 지혜를 얻기 위하여
우리는 시간을 정하지 아니한 자기 성찰만이 지혜를 내는 근본이 되고
그 지혜라야만이 지도자로서 서게 될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스승이며 지도자는 부처님이시다.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고 보여주신 인욕,자비,지혜의 실천만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바른 지도자의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