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대를 보내며 |
그대 보내는 돌다리에
낙엽은 쌓이네
물소리 우짖는 듯
노래하는 듯 흔들리는 듯
가을 바람
들길에 가는 바람처럼
나도 가네
어느 곳 어디에서 어느 연기 속에서
너를 너를 만나랴
---천경 스님---
추위 오니 불을 지펴 그 연기 집안에 가득하다
늙은 얼굴에 눈물 두 줄기 두 볼에 줄기줄기 흐르다
늘그막에 궁핍하다 손짓하지 말아
이 가운데에 진짜 맛 말로 다 할 수 없어
---용담 스님---
나와 친했던 그대
어느 시절에 다시 친해 보나
친했던 것은 이미 지난 일
지금 그대와 나는 아무 인연 없어라
나는 지금 또 다른 벗과 친하여라
지난 세월 도사들, 부처들
오늘 아침 크게 웃고
떠나가는 배
금강산 일만 봉우리가
호수 물가에 흐르네
---용암 스님---
그대 보내고 고개 돌리니 석양은 지는 하늘이
離來回首夕陽天
마음은 안개비에 아득히 가네
思入朦朧烟雨邊
오늘 아침 비를 따라 봄마저 가고
烟雨今朝春倂去
비인 가지에 쓸쓸히 꽃잎지고
어느 틈에 들어버린 잠
銷然空對落花眠
---茶聖 초의 스님---
*초의 선사라면 그저
차나 마시던 중인줄 알았는데
이제 이 글을 읽고
당신을 그리워하네
나무찻물보살마하살
나무그리움보살마하살
나무안개비보살마하살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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