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 인터넷 속 또 다른 나의 발견] 종여울 지기

2005년 일본 북알프스

★ 산행기

1. 북알프스 개요
일본 알프스는 북알프스와 남알프스(야마이시현,시즈오까현)로 크게 둘로 나누고 있으며 북알프스는 3000m급 봉우리들이 늘어서 있는 일본알프스 북쪽 의 일부로 혼슈(本州) 중앙부 도야마현, 나가노현, 기후현에 위치하고, 지리학적 명칭은 히다산맥이다.
북알프스의 남쪽으로 중앙알프스인 기소(木曾)산맥 , 남알프스인 아카이시(赤石)산맥과 더불어 일본해에서 태평양에 이르기까지 3000m급의 26개봉, 말하자면 「일본의 지붕」을 형성하고 있는 대산맥군의 하나이다.

키다(北)알프스는 일본해의 오야시라즈(親不知)로부터 우뚝솟은 산맥이 남으로 연장 150㎞정도 이어지고, 독립봉으로 솟아있는 노리쿠라다케(乘鞍岳)에서 일단락 된다. 이 산맥의 시로우마(白馬)연봉에서 노리쿠라다케(乘鞍岳)까지가 등산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쿠로베(黑部)협곡과 아즈사가와(梓川) 등의 유명한 계곡을 포함하고 있다.

여름에도 풍부한 잔설을 자랑하고, 북방계의 귀중한 고산식물과 고산나비, 라이조 등이, 절경의 각 봉우리와 암벽을 더욱 빛내주는 북알프스는 편의상, 북부·중부·남부 세곳으로 나누어,

북부는 동쪽으로 하쿠바(白馬)연봉에서 하리노키(針ノ木)고개까지의 우시로다테야마(後立山)연봉, 서쪽으로 츠루기(劍)·다테야마(立山)연봉에서 고시키가하라(五色が原) 주변, 쿠로베가와(黑部川)의 시모노로우카(下ノ廊下)근처까지.
중부는 쿠로베가와(黑部川)의 카미노로우카(上ノ廊下)에서 원류(源流)주변까지의 산들로 , 쿠모노다이라(雲ノ平)를 중심으로 한 서쪽의 야쿠시다케(藥師岳)에서 스고로쿠다케(?六岳), 카사가다케(笠が岳)산맥, 동쪽의 수이쇼우다케(水晶岳), 아카우시다케(赤牛岳)의 요미우리신도(讀賣新道), 에보시다케(烏帽子岳)에서 노구치고로우다케(野口五郞岳)를 경유하는 우라긴자(裏銀座) 코스.

남부는 야리가다케(槍が岳)를 중심으로 해서 남쪽의 호다카(穗高)연봉, 동쪽의 츠바쿠로다케(燕岳)와 가키다케(餓鬼岳)의 오모테긴자(表銀座) 코스, 죠우넨다케(常念岳)와 쵸우가다케(蝶が岳)의 죠우넨(常念)산맥, 그리고 독립봉의 풍모가 있는 노리쿠라다케(乘鞍岳)가 더해지는 산악지대이다. 이번 산행은 북알프스의 이 남부지역 야리가다께와 호다까 연릉 종주를 사흘간에 걸처 계획하여 실행하였다.

2. 진입
장마가 지났다고 하여 모두가 여름휴가를 한창 가고 있는 8월 2일 아침, 장마의 마무리가 아직은 멀은듯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배낭 깊숙히 넣어둔 짧은 우산을 다시 꺼내어 60리터 큰배낭에 덮어 쉬우니 영 어울리지 않은 폼이다. 간밤 긴 해외 산행길에 대한 기대감의 조바심에 시달려 밤세 뒤척거린 탓으로 반포에서 609번 공항버스를 타자마자 꾸뻑하다보니 금세 인천공항에 내려놓는다.

<인천공항> <나고야 공항>

실로 몇년만에 가보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 일본 여행이다. 허나 분명한 것은 1994년 여름 그때도 이렇게 큰 배낭을 짊어지고 일본 북알프스를 산우들과 함께 야릇한 흥분으로 휩사인채 가벼운 맘으로 떠났든 생각이 난다. 비지니스로 수없이 넘나들고 또 다른 외국산의 등정으로 비행기를 기다리곤 했지만 역시 일본 북알프스의 여정은 그때나 지금이나 가슴에 와 닫는 희열은 걷잡을 수가 없다.

나고야공항에서 예나 지금이나 볼품없는 좁은 변두리 고마끼(小牧)시의 도로를 달리다. 가네도꾸(金德)라는 치킨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든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일본의 모습을 차창 너머로 흘리면서 도까이후꾸륙구(東海北陸) 자동차도를 달려 히루까노고엔(ひるがの高原) 휴계소에서 이지방 특산의 우유로 목을 추긴뒤 오후 6시경 교오또(京都)의 축소판 도시인 고도(古都) 다까야마(高山)시의 Green Hotel에 여장을 푼다.

일본의 추석인 양력 8월15일 오봉이 가까워 이지방 특색의 마쯔리(축제)의 일부가 이호텔에서도 있었다. 사미생 연주와 민속노래 그리고 단순전통 춤으로 엮어진 실내 프로그람을 볼 수 있었다. 나른한 여독을 천연온천에 풀면서 내일의 산행준비에 많은 상념의 시간을 보낸다.

<다까야마 그린 호텔의 석식> <일본 오봉의 축제>

3. 8월3일 일요일

다까야마시에서 거의 한시간 이상을 걸려 일방통행인 가마(釜)턴넬을 거쳐(자가용 출입금지) 산악공기 오염방지를 위해 버스 에어콘도 끈채 가미고지(上高地)에 도착한다. 좌측위로 솟아있는 야끼다께(燒岳2393m) 정상부터 열심히 본다. 아직 활화산으로 남아있는 야끼다께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어디 한군데도 연기 나오는 곳을 볼 수 없었고 이는 산행 내내 목격 할 수 없었다. 후에 들은 예기지만 신호다까 임도로 하여 가까이 가야만 옅은 화산연기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단다. 가미고지는 옛날 이 야끼다께가 폭발하면서 생긴 용암석과 균열로 이 일대에 호수와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 하였다 한다. 가미고지 버스 터미날에는 벌써 수많은 버스와 행락객들이 붐빈다.

<가미고지에서 본 북알프스/니시호다까 다께> <산행기점 겸 종점 갓빠바시(河童橋)>

09:00시 가미고지(1500m) 버스터미날을 출발한다. 좌측으로 빠딱 올려다 보이는 니시호다까다께(西穗高岳)와 덴꾸노아다마(天狗ノ頭) 아래 급히 흘러가는 제법 넓은 아즈사가와(梓川)의 물줄기가 너무나 맑고 시원하다. 도대체 더위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 출발한지 약 7분 왼쪽으로 목다리가 나타난다. 유명한 갓빠바시(河童橋)다 이 다리가 소위 북알프스 남부의 가미고지 산행 기점이자 종점이 되는 곳이다.

아즈사가와를 왼쪽에 끼고 넓은 길은 행락객들과 휩싸여 동쪽으로 뻗어간다. 거의 평지길이나 다름없는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는 임도길, 오른쪽으로 거대한 원시림에 파묻힌 록뺙꾸산(六百山 2450m)의 형체는 전혀 알길이 없다. 오늘 가야할 멀고 높은 여정을 생각하여 아주 천천히 여유롭게 보폭을 조정하는 리드의 당부를 철저히 지키면서 상쾌한 산행길의 조급함을 억제한다.

<아즈사가와(梓川)>

09:45분 묘신관(明神館) 묘진이께(明神池)0.7km 지점이다. 잠시 휴식을 하면서 배낭을 다시 점검하고 덧옷을 챙긴다. 묘진바시 다리위로 치솟은 묘진다께(明神岳 2931m)을 올려다 보면서 약 40분후 도꾸자와(德澤)롯찌에 닫는다. 처음으로 맞는 산장이다. 허지만 가미고지와 거의 변화없는 형태의 가게가 있고 옆의 켐프장에는 울굿불굿한 텐트가 즐비하게 처저있고, 젊은이들과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이 여가를 즐기고 있다.
도꾸자와롯찌를 출발한지 약 20분 좌측으로 아즈사가와(梓川)를 건너는 신무라바시(新村橋) 다리가 보인다

<독꾸자와 산장에서 본 북알프스> <독꾸자와 롯찌(德澤山莊)>

11:35분 요꼬오산장(橫尾山莊), 도꾸자와 산장보다 크다. 넓은 앞마당 나무그늘 아래 앉아 두시간 반가량을 걸은 피로를 식힌다. 간식도 든다, 켄맥주 한개가 400엔 이란다. 우리돈으로 4.000원, 입맛이 다셔진다, 포기한다, 비싸서가 아니다, 뜨거운 태양열과 함께 데워질 알콜 열이 무서워서다, 아니 이 좋은 공기속에 기껏 맥주 한잔 가지고...
산장 왼쪽 아즈사가와를 건너는 요꼬오대교(橫尾大橋) 다리넘어 환상적으로 펼쳐저 있는 병풍암(병풍암)의 위용과 마에호다까다께(前穗高岳 3.090m)의 뾰족봉 아래로 이어진 오꾸마다시로다니(奧又白谷)의 협곡을 본다.

<요고오산장> <요꼬오대교 갈림길>

요꼬오산장은 북알프스 산행길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산장에서 계속 북쪽으로 직진 진행하면 결국 야리가다께(3180m)까지 이어지는 종주코스이며, 좌측 요꼬오 대교를 건너 북서쪽으로 방향을 꺽어 병풍암을 휘돌아 요꼬오계곡을 따라 서진하면 가라자와고야(凅澤小屋) 켐프장과 휫떼(山莊)가 나오고 이어서 파노라마 코스를 거처 끼다호다까다께(北穗高岳 3.106m) 에 연결된다. 즉 이 코스가 바로 일반적으로 즐기는 2박3일 정도의 북알프스 남부 산행 코스이며 요꼬오 산장은 따라서 중요한 산행교통의 요지인 셈이다.

<눈이 샇인 묘진다께(명신악2931) 뒤로 마에 호다까다께가 보인다>

약 20분간의 휴식과 간식을 먹은후 정북으로 이어진 울창한 스기노끼(杉木) 나무숲길을 걷는다. 왼쪽 강에는 만년설에서 녹은 많은 맑은 물이 급하게 쉼없이 아즈사가와를 만들면서 내려간다. 자연이 연출하는 기맥힌 장관이다. 약 30분을 가니 구라미가와하라(槍見河原) 이정표가 있다. 아마도 초원이 있는 모양이지만 도무지 느낌이 없다.

다시 5분뒤 이찌노마다(一ノ우 1705m)를 지난다. 오른쪽 계곡으로 길이 열려있다. 노마다다니(ノ우谷) 계곡 위로 줄곧 오르면 조넨산장(常念山莊2466m)을 거처 조넨다께(常念岳2867m)로 이어지는 조넨산맥의 연능과 만난다

<숲길을 가고있는 북알프스 원정대>

13:05분 야리자와산장(槍澤山莊) 예상보다 30분 정도 빨리 온 듯한 시간, 야리자와산장 나무 테이블 위에 아침에 호텔에서 준비해 준 도시락을 깐다. 여러가지 반찬이 조금씩 구색을 갖추어저 있지만 역시 목에 넘기기 쉽지않다. 이곳은 해발 겨우 1800m도 되지않는 지점이다. 지금까지 약 18.5km(도상거리)를 왔다. 앞으로 가야할 야리다께산장(

3060m) 까지는 고도 1200~1300m를 처 올라야 하고, 도상거리로 약5.5km가 남아있다,

<야리자와롯찌/중식처> <바바다이라 야영장>

앞으로 거의 30도 각도를 올려야 할 생각을 하니 그저 까마득 하기만 하다. 누군가 산장마당에 설치해둔 망원경에 잡히는 숲과 산들 틈 사이로 아련하게 뾰족히 보이는 야리가다께의 산정이 정말 신비롭지만 오늘 저기 아래까지 가야만 하다니... 한숨을 떨처버리고 한시간의 휴식과 식사시간을 보낸후 남은 여정에 오른다

<숲과 산과 산 틈으로 묘하게 보여주는 야리가 다께 모습> 3배zoom

야리자와 롯지를 출발한지 30분 "바바다이라"에 도착한다. 제법 넓은 공터에 색색의 텐터가 여러동이 처있는 켐프장이다. 구 야리자와고야(槍澤小屋) 터다. 이곳이 해발 2.000m, 그리고 갓바바시 산행기점에서 도상거리 약 14.5km가 되는 곳이다.
좌측 강가에 녹지않은 만년설이 괴상한 형체로 눈길을 끈다. 높이 약 7~8m정도의 두께로 상하가 같이 녹고 있다. 아래 지면 부분이 녹아 마치 동굴을 연상하듯 파여있다.
울창한 수림은 야리자와 롯지부터 서서히 고도를 산고도와 역으로 낮추어 이곳에 와서는 거의 전망이 터이는 낮은 수림대로 바뀐다. 길도 조금씩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약간의 피로가 온다, 점심 탓인지, 고도 탓인지...?

<미즈마다노꼬시 분기점인 오마와리 이정표>

14:57분 미즈마다노꼬시(水?乘越) 분기점에 왔다. 북알프스 북동쪽 쯔바꾸로다께(燕岳 2763m)로 부터 이어진 오모테긴자(裏銀座)코스로 하여 히가시가미오네(東鎌尾根) 능선상에 오르는 분기점, 이곳에서 오른쪽 너덜로 치솟아 올라 능선을 타고 야리가다께로 오르기도 한다.
이제 수림도 거의 사라진다. 계곡과 좌측 건너편 덴꾸하라(天狗原/빙하공원)에 붙어있는 회백색 만년설이 서쪽으로 기우는 태양빛과 일부 산 그림자에 묻혀 그 영상이 선글라스 너머로 약간 어시시하다.

해발 2200을 넘고있다. 길은 계곡으로 들어가 눈인지 얼음인지 분간키 어려운 만년설 위로 길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이어저 있고 눈길위의 보행은 무척이나 힘이든다. 차라리 길이 나 있지 않은 옆으로 가는 것이 미끄럼이 적다. 이곳 사람들은 하도 예의범절(?)이 심해 이것도 용납 되는지 잠시 주위를 둘러 보면서 간다, 흐르는 계곡물에 손도 싯지말라, 쓰레기는 물론 소리도 크게 내지 못하게 하는등 숱한 규제에 대한 리드의 당부 말이 확실히 수긍이 가고 배울만 하지만 차라리 아무말이 없어도 더 잘 할텐데, 이거 어디 주눅이 들어서 원...

<만년설의 눈을 헤치고 오르는 원정대>

마침 앞쪽에서 허너적거리면서 눈길을 내려오는 모녀지간 같은 일본인 여자에게 샘물이 나는 곳이 윗쪽으로 어디 있느냐고 물으니 한참을 올라가면 아주 맛있는 물이 있다고 미소까지 띄우면서 친절히 알으켜 준다. 질문 한마디에 모녀가 서너마디씩 서로 극진히 대답해 주는 그 아름다운 모습이 실제 외모도 아름다운 미인모녀의 모습과 그리고 하얀 만년설과 융화되어 지금까지 샇였든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아니 내가 왜 이럴까? 예까지 와서...
몇마디의 산행정보를 주고 받은후 헤어진다. 20대 초반의 딸을 대동한 모녀가 나란히 이 험난한 산행길을 저렇게 다정히, 참으로 보기 좋은 장면이었다.

<해발 2500m에 핀 야생화> <참새같이 닮은 새 모습, 라이조 새끼?>

16:15분 아까 그 모녀가 가르켜 준 바위속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다. 해발 2348m지점, 콸콸 솓아저 나오는 물을 맘껏 마신다. 저 윗쪽 눈이 녹아 흐르는 눈물이다. 어찌나 차가운지 눈물을 머금고 눈물을 마신다. 온몸에 갑자기 한기가 든다. 벌써 건너편 산그림자가 나를 덮는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야리가다께 능선 너머로 부터 회백색 께스가 간간히 몰려오고, 점점 커저만 가는 야리가다께의 모습은 온몸을 엄습하듯 머리 위로 위협을 준다. 저 아래 하얀 만년설 등로 위로 점점이 줄지어 오르는 후미팀들의 모습이 마치 사막을 건너는 캬라반 모습같다

<야리가다께(槍ケ岳 3.180m)의 변하는 모습>

븃데 오야리(大槍) 갈림길을 지나자 길은 완전히 너덜길로 변하고 곧이어 반류구쯔(播隆窟)에 닿는다. 야리가다께를 처음 등정한 반류(1780~1840)라는 승려가 기거했든 자그마한 암굴인데 이 산을 다섯번 오르는 중 네번째(1834년) 올랐을때 53일간이나 이 암굴에서 머물면서 참선을 했다는 곳이다.

<스님이 53일간 기거했다는 반류구쯔> <殺生山莊 갈림길>

바람은 차츰 거세지고 화살촉 같은 야리가다께 주위로 신비스럽게 게스가 휘감는다. 잠간씩 열어주는 틈세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몹시 춥다. 반바지 반팔에 소름이 돋는다. 추위를 털기위해 부지런히 걷는다. 해발 2900m 샷소븃떼(殺生山莊) 갈림길은 마지막 안간힘을 솓게 하는 곳이다.

앞서가는 두명의 남여를 앞지러면서 우리 일행도 아닌 한국인 모습, 물어보니 광주에서 왔다는 산악인 부부가 개인적으로 등정을 하고 있다. 두사람 모두 고소증으로 심히 지친 표정으로 10m정도 가다 쉬곤한다. 지나치면서 기를 조금 불어 넣어줬다.

다음날 알았지만 여자분은 대간을 이미 끝내고 호남을 하고 있는 중인데 남자분이 좀 힘들어 한다는 것이다. 그기다 둘째날 암릉릿지 중 배낭을 수백길 낭떠러지에 떨어트렸다는 아쉬운 예기도 들었다. 기를 좀더 세게 불어 넣어 드릴걸...

17:30분 야리다께산장(槍岳山莊). 해발 3.060m지점이다. 오른쪽 야리가다께의 암봉이 위압적으로 수직으로 마치 탑 모양으로 서있다. 몇안되는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슬아슬 할 뿐이다. 세찬 바람과 이따끔 게스가 스쳐 지나간다.

8시간반이 걸렸다. 거의 힘이 않들었다. 전혀 느끼지 못한 고소증, 7년전 대만 옥산(4000m)에서 겪었든 악몽 같았든 고소증 경험 때문에 첨부터 주눅이 들어 무척이나 심적 부담을 안고 시작했는데... 뒤에 들은 예기지만 이렇게 좋아진 현상은 역시 국내에서 대간과 정맥의 섭력 덕분이란다. 좌우지간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오전에는 아주 천천히 템포를 조정하여 왔고, 점심식사 후에는 휴식 약 5분 이외에는 줄곳 찬찬히 걸은 덕분이다. 선두 8시간20분 후미 9시간50분으로 무사히 42명이 아무 사고없이 올랐다.

<야리가다께 산정에서 본 야리다께 산장의 모습>

산장에서 숙소 배정을 받은후 배낭을 두고 방풍의를 상하 모두 입고 아직 태양이 한발이나 남은, 그리고 그 서성거리든 께스도 물러간 깨끗한 창날끝(槍が岳)으로 오른다. 내일 새벽 예정이든 야리가다께의 아침 기후가 심상치 않은 예감도 들고 시간도 있어 오후 6시 직벽의 부스럭 바위를 간신히 부여잡고 약 13분간의 기어오름의 끝은

"아~ 나의 생에 이런 환희도 있었나!! " 3180m 상공에 떠있는 아니 걸어서 올라온 이곳 360도 방향의 끝없는 조망, 내일 갈 남쪽방향의 호다까 연릉, 북으로 이어저 저멀리 솟아있는 다테야마(立山), 쯔루기다께(劍岳)의 추억이 새롭다.
석양에 물든 동쪽의 조넨산맥은 물론 역광으로 점점 어둡게 채색 되어가는 서쪽 연릉의 모습은 참으로 표현을 도저히 할 수없는 연출의 극치이려니, 아무도 없는 댓평가량의 정상에서 바로 꼿꼿이 서기도 힘든 다리떨림을 겨우 가누고 하산 할 즈음 우리 일행인 부대장이 올라온다. 부탁하여 증명사진을 재빨리 찍고 하산한다.
왕복 걸린 시간은 30분 산정 체류시간 15분 도합 45분간 만에 다시 산장으로 돌아왔다

<야리 정상에서 본 동쪽 죠넨산맥>

<야리 정상에서 본 서쪽 낙조의 모습>

<내일 등정할 호다까 연릉, 중앙 끝에 3190m 오꾸호다까다께와 그왼쪽 뾰족한 마에 호다까 다께>

<야리가다께 정상의 신사모양 뒤 북쪽으로 이어진 연릉, 까마득한 끝봉이 다대야마>

650명 수용인원의 야리다께 산장, 방 하나에 32명 수용, 2층으로 마주보는 4개의 침상, 침상 하나에 8명, 일인당 침상폭 50여cm, 그야말로 콩나물 통이다. 남자고 여자고 거의 다이어트를 하지 않곤 정상적 취침은 어렵다, 남자는 거의 어깨가 겹치고, 여자는 힙이 겹친다, 거의 칼잠이다, 남여가 한명씩 번갈아 자면 딱 좋으련만,...(?) 일본사람들 모두 이렇게 다 왜소한지.
그래도 이 높은 곳에 이런 잠자리가 어딘가, 밖엔 칼바람이 매섭게 불어댄다, 어찌나 추운지 하늘의 아름다운 별을 보러 나갔다 단 1분도 서있지 못할 정도로 잇발이 덜덜 떨려 내처 들어온다

저녁 8시반 벌써 소등이다, 코고는 소리가 진동한다, 참아라 벌써 잠들면 새벽 한시도 않되어 멀뚱거릴 것이다. 좀더 버티다가 잠들자, 좌로눕고 우로눕고, 옆에서 고소증으로 조금 고생했든 현섭은 이미 파김치가 되어있다. 눈을 감고, 그래 가미고지로 부터 다시 산행을 시작해 보자, 아즈사가와의 맑은 계류를 보면서 계속 걷는다, 눈길에 미끄러 지기도 한다, 미끄러지지 않으려 바둥거린다. 언뜻 귓가가 몹시 소란하다, 정신이 든다. 새벽 4시, 웅성거림이 커지고 창밖은 벌써 여명이 지나고 쾌청한 날씨가 기다린다. 그래 일출을 어디 한번 보자꾸나 저- 태평양에서 솟아 오르는 태양을 말이야 ~~ . <북알프스 (2) 준비중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