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그림자
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지난 세상의 자신의
모습인줄 알아야한다.”고 말씀하셨다.
형상과 같이 나타나는 그림자!
목소리와 같이 대답하는 메아리!
그가 바로 나인 것처럼 현재에 드리워진 내 모습,
내 생활은 예전의 내 마음과 내 행동의 그림자인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成佛을 하시고 서도 우리 중생에게 因果의 무서움을
직접 보이신다.
아함경에 보면, 부처님과 같이 거룩하신 분이 삼개월을 말이 먹는 보리를
잡수시는 인연을 보였고 또한, 그때 부처님을 모시던 제자들도 과거의
同業임을 보이신 대목이 있다.
부처님이 슈라바스티 경계 중간에 수라연이라는 郡에 계실 때
거기에 阿祗達이라는 바라문이 있었다.
그는 지혜가 높고 또한 부호였다.
아지달은 須達장자에게서 부처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친견하여
설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청하기를 ‘수라연에 오셔서 삼개월
(결제기간)을 거하시면서 설법을 해주시고 또한 자기는
부처님과 오백제자에게 공양할 것’을 약속드렸다.
그 후, 부처님이 오백제자를 거느리고 수라연에 가셨으나 아지달은
부처님과의 약속을 잊고 일체 사람을 만나지 아니하였다.
부처님은 우기철(결제철)이라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어서 그곳에
머무셨으나 마침 그곳은 흉년이 들어 부처님과 제자들은 걸식할 수가 없었다.
(그때, 사리불은 도리천에 올라가 삼개월 동안 안거하여 그 곳에 없었다.)
그 곳에 말을 먹이는 우바니가 있어, 말먹이 보리를 줄여서 부처님과
비구승들에게 공양하였으므로 그것을 먹으면서 삼개월을 지내시고
발지국으로 떠나면서 因緣이 다 됨을 아시고 아난을 시켜 아지달에게
떠날 것을 말하라 하셨다.
그러자 아지달은 중죄를 지었음을 참회하고 칠일만 머무르시기를 간청하여
공양하기를 청하였다.
그때, 아난은 비구들이 ‘부처님은 삼계의 대도사이시거늘 어찌 삼개월 동안 보리죽을 잡수셨는가?’하고 마음속으로 의심함을 알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한 철 동안 보리죽만 잡수셨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이르시기를
“과거 오랜 옛적에 반두월(盤頭越)이라는 큰 나라가 있었고
그때에 빈두왕이라는 왕에게 유위(維衛)라는 태자가 있었는데
출가하여 부처님이 되어 그대로 유위불이라 하며 따르는 비구가
6만2천이나 되었다.
그때 빈두왕이 부처님과 비구들을 공양하는데
너무 호화로움을 보고 덕과 지혜가 높은 범지(梵志)가 제자들을
거느리고 성에 왔다가 행인에게 물은 즉 ‘빈두와의 태자께서 부처님이
되어 오셨기 때문에 왕과 국민이 공양한다.’는 말을 듣고
범지가 비방하는 마음을 내어
‘세상사람들이 헷갈리는구나! 당신이 말하는 대로라면 마땅히 말을 먹이는 보리나 먹어야 한다.’고 하니 따라온 오백제자들도 따라서 ‘그렇게 하여야 한다.’고 동조하자,
그 가운데
한 제자가 간하기를 ‘만약 저분의 말과 같다면 그 사람의 덕이야말로
하늘의 음식을 잡수셔야 한다.’고 하였느니라.
그때의 범지는 바로 지금의 나요,
오백제자들은 지금의 너희들이며,그때 스승에게 간하던 사람은 지금의
사리불이니라. 그때 간한 공덕으로 사리불은 천상에 올라 천공(天供)을 먹으면서 지내고 지금 돌아온 것이다.
나는 그때 재앙을 심었다가 지금에야 마쳤느니라.
너희들은 저마다 마음과 입을 삼가하여 부디 방자함이 없게 하라.
선과 악은 그것을 지은 사람이 죽어 오래되어도 없어지지 않느니라.”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모두 인연하며 산다.
부모․형제․부부․이웃,
어느 한곳도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지 않는 곳이 없다.
삶 속에서 이웃과 더불어, 또는 이웃 때문에 기쁨과 슬픔을 맛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기쁜 일에는 감사한 마음을 내지 않으면서
슬픈 일에는 항상 원망하는 것이 인간이지만
어찌 그 슬픔인들 남의 것이겠는가.
부처님께서는 과거세에 남을 비방한 한마디 때문에 삼개월을 보리를
잡수신 인과(因果)를 보이시면서 우리의 삶 속에서 심은 대로 받게 되는
엄연한 인과의 법칙을 몸소 보이셨다.
당장 눈앞에 닥친 조그마한 불이익으로 우리는 괴로와한다. 내 마음속에서
조금만 아집(我執)을 쉬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내 마음도 평화롭고
내 이웃도 평화롭다.
사람은 말도 마음으로 하는 것이고, 행동도 마음으로 하는 것이며,
말도 마음으로 들고, 행동도 마음으로 본다.
아름다운 말은 사람을 즐겁게 하고 정직한 행동은 사람을 기쁘게 한다.
마음이 나의 것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말과 행동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다.
다 접어두고 자기의 그림자를 볼 줄 아는 사람은 어찌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고자 노력하지 않겠는가.
우리 너무 판단에 성급하지 말자.
그리고 항상 감사하자. 이 마음이 부처님 나라요,
하느님 나라인 것이다.
적대와 멸시와 분노와 미움이 아름다움을 낳겠는가?
그림자를 볼 줄 아는 사람은 부처님 나라를 원하지 않아도
부처님 나라는 거기 있는 것이요,
하느님 나라를 원하지 않아도
하느님 나라는 내 곁에 있는 것이다.
-----금화의 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