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빗장을 열자
세상은 모두 형상에 의하여 사랑하고 미워하며 모든 것이 내 것이고싶어지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생인가 보다.
보이는 모든 것 이것을 유위법(有爲法)이라 한다. 불교에서는 형상에 변화가 있는 것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생이 생을 영위하는 데에는 눈으로 보고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입으로 맛보고 자기에게 알맞도록 생각하면서 마음은 밖을 향하여 달린다.
그러나 어느 때 나로 돌아와 앉으면 그것은 보이는 형상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마음이 더 소중한 네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만 할 것이다.
人間이 구하는 것은 형상이 있는 물질이지만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형상이 없다.
사랑하고자 하는 것은 人間이지만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미워하는 것도 상대적인 형상이지만 그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 살펴보자.
보이는 물체는 끊어버릴 수도 있고 그것을 없애버릴 수도 있고
멀리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을 얻기 위하여 잘못 생각했던 마음과이미지의 인과(因果) 업(業)은 어떻게 해야 하나, 버려도 버릴 수 없고 끊어도 끊어지지 않는 사슬은 우리를 동여매고 놓아주지 않는다. 없앨 수도 버릴 수도 끊을 수도 없다.
우리는 가끔 주위에서 가버린 사랑하는 사람을 여의고 연연하는 아픈 마음을 본다.
그가 사랑한 것은 육신이었을까, 마음이었을까, 육신이 가버린 지금 그의 마음은 왜 버리지 못하고 괴로워하는가. 남에게 얻어맞는 매는 순간을 아프게 하지만 그 때리던 마음은 영원히 나를 아프게 한다.
우리의 모든 육근(六根)을 움직이는 것은 형상이 없는 마음이다. 그렇게 때문에마음이 밝으면 정신이 맑고 행동이 기쁘며 삶의 의욕을 느낀다. 항상 떠오르는태양과 같은 마음을 갖기 위하여 우리는 노력해 보자. 우리 중생이 마음속으로그 모든 것이 항상 하지 않음을 평생 되뇔지라도 앙금처럼 가라앉은 애착은
그것이 실재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산다. 그러나 연습해야 한다.
항상 버릴 수 있는 마음가짐을. 언젠가는 버려야 하는 것들이기에 소중히 간직했던 물건을 놓쳐 깨뜨렸을 때의 아쉬움! 그 누가 소유를 버리지 않을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
젊음을 간직한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날을 좀 더 많이 산 사람은 사람대로, 간직하다 버릴지라도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사는 것이 중생이라면 나는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본다.
人間은 다 자기의 소망이 있을 것이다. 지금의 나이에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슬픔과 기쁨을 모두 털어 버리고 입산 시절 꿈꾸던 그야말로 구름이 흐르듯이 물이 흐르듯이 걸림 없는 마음의 소유자가 되고 싶고 그리고 산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조용한 한 칸의토굴과 더불어 비오는 날은 비가 내리는 산 빛을 보고 구름이 이는 날은 보일 듯 말 듯 바라다 보이는 운무의 엷은 너울을 사뿐히 쓴 산을 보고, 달빛이 내리는 밤이면 더불어 이야기 할 수 있는 별들의 동산을 만들어 보고 싶고, 무더운 여름이면 쉬어 가는 사람들과 더불어 세상사는 이야기하고, 베풀어 드릴 것이 없으면 부처님 말씀 몇 마디와 솔향이라도가지고 답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인 이 되고 싶다. 가끔 찾아와 주는 정다운 몇 분의 벗만 있다면, 그 곳에서 세상사를 잊을 수 있는 청담(淸談)이
흐른다면, 그 무엇을 바라겠는가.
옛날 이야기 한 마디 하고 싶다.
어느 노스님이 탁발을 가시는데 탁발간 집은 부자이다. 노스님을 본 주인은피하며 도망간다. 노스님 그 주인 불러 ‘내가 당신에게 더 부자 되는 법 가르쳐 줄까’ 하니 부자 영감 혹하여 가까이 오거늘 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다섯 손가락 펴 보이시며 계속 펴고 오므리지 못하면 그것도 병신이요계속 쥐고 있으면 그것도 조막손 병신이니 손이란 폈다 쥐었다 해야 병신을면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노스님 말씀에 부자 영감 비로소 느낀 바 있어
세상사는 맛을 배웠다고 한다.
이렇게 세상사는 맛을 배워 가면서 살자.
------금화의 방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