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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물질과 문명의 발달로 편리해지고 잘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대도시로 대도시로 물흐르듯이 밀려간다. 이세상에 존재하는
모든것들은 인간이 잘살려고 연구하고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사는 도시 서울, 그러나 나는 서울이라는 곳엘 가면
우선 머리부터 아프다. 긴호흡으로 들이 마시는 청량한 공기가 그리워지고
그런속에서 도시앓이가 시작된다.
그곳에 사는 분들이 거룩한 성자처럼 느껴진다. 어느날 서울거리에서
빌딩사이에 걸려 있는 달을 보면서 저것이 달인가 크나큰 가로등인가 하고
유심히 보았다. 무명의 발달속에서 버림받은 것 같은 달!
아무도 보아주는 이 없는 도시의 한복판에 덩그러이 떠있는 달.
마치 어린시절 학교갔다 돌아오면 어머니 없는 안방에 들어가기
싫은 것처럼 그렇게 보기 싫은 달이었다.
이 불쌍한 달아 산속 소나무 사이에 가 살 것이지
이곳에는 왜 왔는가... 네가 살곳은 이곳이 아니다.
빨리 가자고 데리고 산으로 온다.
소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빛은 너무 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으면서 아무리 바쁜사람이라도 걸음을 멈추고 밝기도 밝지
너는 역시 멋진 손님이야! 그곳에서는 시인이 아닌 사람도 시인이 되고,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도 사랑할 줄 알며,
강한 사람은 부드러워지고, 그리운 잊혀진 사람들을 마음 속에 불러 들여
지나간 추억을 이야기하게 하는 멋쟁이가 된다.
달을 좋아한 사람중의 한분인 이백의 파주문월이라는 시를 생각해본다.
푸른 하늘에 언제부터 달이 있었는지
잠시 술잔 놓고 한번 물어 보노라.
사람들은 달에 기어오르지 못하지만
달은 사람들을 어디든 따라가네.
맑은 공기가 허공에 뜬거울에 단궐에 비친것 같고
밤안개 스러지자 맑은 빛을 내 뿜네.
밤이 되어 바다위로 떠오르는 것을 어찌 알리
이 시를 보면 사람이 달을 찬탄하는 것이 아니라 달이
시인을 만드는 것 같은 마음.
그것을 보고 즐긴다는 여유로운 그것에 참삶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사람이 잘살기 위하여 모든것을 편리하게 만들고,
만들어가는 것이라면 만족이 없는 부족함 속에 고통스러워하는
문명의 척도는 어디쯤에 둘까
항상 떠 있는 달빛도 쳐다 볼 수 없이 바쁜 도시인!
한가한 소리인지 몰라도 하늘을 우러러 한번쯤 달빛을 볼 줄
아는 사람은 자신을 잃어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평생 동쪽으로 난 문이 있는 방에서 살고 싶다는 염원을
가지고 자랐다. 그것이 아침에 떠오르는 찬란한 햇빛과
저녁에 떠오르는 둥근 달빛을 보기 위한 바램이었다면,
철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까.
도시의 거리는 달만이 버림받는 곳이 아니다.
인정도 버림받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좁은 승강기 속에서 몸을 맞대면서도 왜 그렇게 얼굴은 타인일까.
다정한 미소와 '안녕하세요'라는 부드러운 말한마디면
몇초의 시간속에서도 부드러고 다정한 마음이 있을것인데....
열화처럼 터지는 분노속에서도 참을 줄 아는 인욕의 마음과,
순간의 성취를 원하는 마음속에 기다림을 아는 마음,
불꽃같은 사랑보다는 도도히 흐르는
잔잔한 호수같은 마음의 사랑을 지닌 인간이
어찌 달빛의 부드러움을 탐하지 않겠는가.
-------금화의 방에서-----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