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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그렇겠지만 수행자의 초심은 참으로 귀한 것이다.
그 초심이 변하지 않기를 스스로 다져보는 게 수행자의 삶이 아닐까.
새벽예불을 올리고 자리에 돌아와 부처님의 여러 생, 인행시절을 생각해 본다.
어제 없는 오늘 없고 오늘 없는 내일이 없다. 과거 없는 현재가 어디 있으며
현재 없는 미래가 어디 있던가. 과거 전생 삶이 오늘을 있게 한다면 그 과거는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물론 과거에 발목 잡혀 있어서는 될 일이 아니지만….
옛날에 어느 어리석은 임금이 있었다. 그는 사슴 사냥에 정신이 빠져 있었다.
그는 자기의 취미인 사슴사냥을 나설 때마다 백성들을 동원하였다.
생업에 바쁜 백성들은 궁리를 하였다. 왕궁의 뒤뜰에 먹이와 물을 준비하고
숲에서 뛰노는 사슴들을 몰아 넣었다. 어리석은 임금은 궁전 뜰에 사슴이
뛰노는 것을 보며 즐거워하였다.
그 속에 황금빛이 나는 사슴 한 마리를 유독 귀여워 하며 그 사슴은
잡지 않토록 하였다. 이 때부터 임금은 끼니때마다 사슴 한 마리씩
활로 쏘아 죽였다. 사슴들은 활을 보며 두려워 이리뛰고 저리 뛰였지만
화살에 맞아 사슴이 죽어갔다. 그 모양을 본 황금빛 사슴은 이제부터
화살에 맞아 피 흘리며 죽을 게 아니라 차례를 정하여 미리 이 편에서
스스로 잡혀 죽기로 하였다. 그 때부터 임금은 활을 쏘지 않아도
사슴이 제발로 걸어와 죽음을 기다렸다.
어느날은 새끼를 가진 어미사슴의 차례가 되었다. 황금사슴은
그 어미사슴대신 죽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때 요리사는 임금에게
황금빛 사슴을 차마 죽일 수 없다고 하였다. 임금은 사슴에게 말하였다.
“너만은 죽일 생각이 없는데 어째서 여기 왔느냐?”
“임금님, 새끼 밴 어미사슴의 차례가 되어 제가 대신 죽으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임금은 크게 후회를 하여 “너처럼 자비심이 많은 사슴은
처음 보는구나. 일어나라 너 때문에 내 마음이 바뀌었다. 너와 어미 사슴의
목숨은 살려주리라.” “임금님, 그러면 다른 사슴들은 어찌됩니까?”
“다른 사슴들의 목숨도 보호하겠다. ”
“네 발 가진 저희들은 안전하더라고 두 발 가진 새들은 어찌됩니까?”
“ 그들도 보호하겠노라” “새들은 안전하겠지만 물 속 고기들은 어찌합니까?”
“착한 황금빛 사슴아 약속하겠노라 내 영토 안에서 사는 모든 생명은
안전하게 살도록 하겠다. ”
황금빛 사슴은 어리석은 임금의 자비심을 일깨워 놓고 숲으로 돌아갔다.
이 이야기는 너무 잘 알려진 부처님의 전생담 가운데 하나이다.
여기에서 황금빛 사슴은 부처님의 인행시 모습으로, 잔인무도한
왕의 마음을 자비심으로 이끌고 있다. 이렇듯 수없이 윤회하는
전생의 그 보살행이 있었기에 크나큰 깨달음을 이룰 수 있었지 않았는가?
한 세상 살면서 큰 깨달음을 이루려는 것은 수행자들의 큰 이상이지만
그것을 성취하지는 못하더라도 출가한 초심만은 잃어버리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초심이 결국 성불로 이어지는 것이기에 ….
언제나 지혜로운 생각으로 처음 신심을 발했을 때의 마음을 거듭
비춰볼 일이다. 한 생각 맑은 마음은 언젠가는 성불할 수 있다는
역대 조사스님들의 확고한 소신을 다시금 가슴에 새기면서 말이다.
------금화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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