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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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밥을 먹고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큰애가 볼일을 보고 닦아달란다... 손에 물이 뭍었으니 아빠보러 해달라고 하라고 시켰다...남편왈...안한단다... 왜 그러냐고 더러워서 안해주냐고..물었더니..어느정도 어떻게 닦아야 깨끗이 닦이는줄 몰라서 안해준단다...참 안해주려는 이유도 가지가지라고 한마디 했다...그러고선 괴씸한 맘에 나는 계속 설겆이를 했고 아이는 닦아달라고 계속...남편은 tv만 보고...나도 오기가 생겨 계속 하던일을 했더니 막 성질을 낸다..자기도 쉬고싶다며..너는 책도 안읽냐며... 거기서 왜 책 얘기가 나오냐고 따졌다...하루에 30분은 자기시간을 가져야한단다..조용히 가지고 싶단다...어떤책에 그렇게 나와있는데 너는 책도 안보냐며 집에서 뭘하냐고 그런다...
기가 막힌다... 집에서 뭘하냐고?..."애들보느라 정신없어 ...나참 어이가 없네"라고...했다... "30분아니라 단 5분이라도 난 내시간 가지고 싶어...당신 퇴근하고 오면 나도 쉬고 싶고..애들 하루종일 보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책 안읽냐고 했어?...나도 책 읽고싶어..근데 그럴 짬이 없어..시간을 낼래야 낼수가 없어...애들이 둘다 자면 모를까..하루종일 나도 얼마나 힘든데...집에서 뭐하냐고?..당신이 이제부터 애들 봐...퇴근하면 애들이랑 하나도 안놀아주고 컴퓨터 겜이나하고 tv만 보고..밥먹고나면 어느새 졸고있고...그런아빠가 어딨냐고...나도 영화도 보고싶고, 단풍도 보러 어디 가고싶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많이 듣고 싶고 오페라도 보러가고 싶어...근데 못하잖아...근데 당신은 회사에서 짬짬히 회식하면서 영화보고,간부 체육대회한다며 평창가서 단풍보고오고...교회에서 공연보고오고... 더 할말있어?..내 맘 아냐?..나이 한살이라도 더 먹었음 나를 배려할 수있는 맘이라도 있어야 되는거 아냐? 뭐 하나 얘기하려하면 눈도 안 마주치고 얘기하는 사람한테 내가 뭘 바라겠어..."라고 했다...그러고나선 펑펑 울었다... 옆에있던 울 큰애가 "아빠...미워!!" 하며 따라 운다...
개가 짖어도 반응이 있을텐데...그냥 자기 서재방으로 들어가 버리더니 한참 요즘 빠져있는 차를 보느라 정신이 팔려있다...내가 병신이지...나만 괜히 더 속상하게 내 맘만 해쳐놓은 꼴이 되었다... 아이들 재우고 나와보니 tv보며 웃고 있다...그러다 잔다.. 꼴보기 싫어 마루에서 그냥 자는 거 놔두고 방에 들어가 자버렸다...
싸우고 나면 아침 출근길엔 어제 자기가 미안했다며 꼭 반성을 하고 가는데 오늘 아침엔 암말 없다...나도 내 해줄일만 해주고 들어와 버렸다...
점심에 컴을 켜서 멜 확인을 했더니 "미안해..."라는 제목으로 멜이 하나 와있다... 요즘 회사에서 넘 힘들다며 게다가 어디서 소스를 듣고 넣어본 주식이 한참 오르더니 이젠 원금상태라 예민해져서 그렇다며..퇴근하면 애들과 놀아주고 싶은데 몸이 힘들다 보니 그게 안된다며...미안하단다...글구 세상에서 젤 사랑한단다...조금만 이해해 달란다...
그렇게 멜을 보며 또 한번 울었다...감동해서가 아니라 넘 속상해서... 그냥 내가 해쳐놓은 내 맘이 제자리로 돌아가기 힘들것 같아 더 울고 말았다...아무리 미안하다 해도 상한 맘은 다시 돌이키지 못할것 같은데.. 큰일났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