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화 작업을 하는 정종미작가(55. 고려대 교수)가
서울 팔판동 갤러리인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는 소식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듣고는 미루다가 결국은
마지막날(3월10일) 기회가 있어 찾아갔었다.

한국 여성의 은근한 아름다움을 한지와 천연염료 등으로
표현한
'종이부인'의 전시장에 들어서니 오방색
박지(薄紙·얇은 한지)의
물결이 천장에서 벽면을 타고 장엄하게 강물처럼 흘러내려
마치 여자의 한풀이를 하는 것처럼, 바닥을 뒤덮은 박지
설치작품은 한지중에서도 두께가 가장 얇은 박지를 염색하고,
매듭을 만들어 길게 늘어뜨린 거대한 종이파도를 연상케 한다.
우리의 역사를 이어온 모태이자, 헌신의 총아인 여성에 대한
일종의 살풀이인 진혼곡이다.
전시장 한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은 한국 여인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미인도'다.
작가는 서양의 모나리자와 비교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여인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다시 그려보고 싶었다고 한다.
쪽머리를 한 그림 속 여인들은 다양한 전통기법에 의해 형형한
빛을 발한다.
천연염료와 한지 등 자연 그대로의 재료만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는 물들이기,색올리기, 종이접기, 구기기, 붙이기,꼬기,
그리기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한국의 여인상을 형상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