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앞에 올렸던 요즈음의 "내 삶이 변해가고 있음"을 넋두리로 적어 올린 것을 평소에 존경하던 옛직장의 상사이셨던 분이 답변으로 보내주신 글인데 그야말로 내가 잠간이지만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에 젖어 깊은 수렁에서 혜어나지 못하고 버둥데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해주신 글에 과연 나는 무엇이 행복이란 걸 모르고 살아왔음을 일깨워 주신 위로의 글이기에 올려봅니다. 그리고 사부님이란 과찬의 말씀으로 아마도 컴 때문인 것 같은데 이해 있으시기 바랍니다.
내 삶이 변해가고 있다에서 느낀 것 사부님! 잊지 않고 보내주신 e-편지 감명깊게 그리고 감사하게 받아 보면서 사부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불가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말인데 이 말은 이 세상 모든 것은 모두 변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는 가르침입니다. 변하지 않는자의 몫은 죽은 자의 것이라는 다른 표현입니다. 메말라 가고 있다고 한탄아닌 한탄같은 표현인데 이는 당연한 것입니다. 메마르지 않고 성숙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오곡백과도 그렇고 세상만물이 다 그렇습니다.
생활 중 소 닭 쳐다보듯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흔히 무관심을 표현하는 것인데 사부님의 "소 닭 쳐다보 듯" 하는 표현은 "뿌리 깊은 나무"와 같이 어느듯 거목(巨木)이 되어 이심전심(以心轉心)으로써 믿음 즉 신뢰(信賴)라고 생각됩니다. 말이 필요없는 경지(境地)에 이른 것입니다.
열정의 삶이 소멸되어 간다는 표현은 성숙의 단계를 지나 완숙(完熟)의 과정이며, 신은 인간에게 아니 만물에게 지나간 시간을 되돌려 주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누구나 한 두번쯤 생각해 보는 망상(亡想)입니다. 아니 그렇게 된다면 세상은 뒤죽박죽 무질서의 혼돈의 세상이 되기 때문에 신은 살아 생전에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일부러 시간을 되돌려 놓지 않는다는 철학자의 말이 생각납니다.
초라하게 변하는 모습을 느낀다는 것은 사부님의 삶이 이미 선경(仙頃)에 이른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세상에서 실오라기 하나도 가져 갈 수 없는게 인생입니다. 가식(假飾)에서 "참"으로 회귀(回歸)하고 있다는 것이며, 허욕을 하나 둘 씩 버리면서 인간 본연의 자리로 되 돌아 가고 있다는 다른 표현으로 받아 드려졌습니다.
내 화려했던 지난 날의 삶이 비록 초라하게 변할 지언정 에서 인생무상함을 느끼고 계시는 심사(心思)같았습니다. 사부님 지금 낙옆지는 늦 가을입니다. 하늘을 덮을 만큼 무성했던 나무들 낙옆진 지금, 앙상한 가지사이로 차가운 바람맞으면서 몸을 지탱하고 있는 계절을 보면서 인생도 저런 나목(裸木/ 벌거벗은 나무)과 같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저는 사부님의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사시고, 자기를 뒤 돌아 보면서, 인생을 정리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사시는 분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