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들어 버린 정 때문에
나는 요즈음 육신이 무척 분주하다. 그동안 김장을 본의아니게 2번이나 했는데, 아무래도 모자랄 것 같아서 해남 절인배추를 주문했더니 오늘오후에 도착을 했고 양념준비는 미리 해 놓았었다. 그렇지 않아도 김치욕심이 많은데 이번에는 애기(손자)가 우리집으로 오면 번거로운 일은 힘들 것 같아서 1년먹을 준비를 하려고...... 그런데 걱정은 애기와 캄비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3년여동안 정들었던 캄비(강아지)를 어딘가로 보내야하는 입장이라서 늘 걱정이었다. 아무나 주기는 싫고 언젠가는 내가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저 버리지 못해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 캄비는 넘 영리하고 우리부부의 교감역활까지 충실하게 해 내고 있었으며 진정코 사랑하는 가족이었다. 빈집에 들어서면 자지러지게 반기고,졸졸 따라다니며 일거지일동을 함께하던 우리 캄비! 누가 날 이렇게 반겨주며 따르겠는가? 떠러져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난다. 내가 주는 사랑보다 더 높고 깊은 사랑으로 날 따르는 캄비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떨쳐 버려야 하는 아픔이 이렇게 클줄은 몰랐다. 내가 어리석었던지 아니면 외로웠는지 모르겠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김치를 담고 있는데 며느리가 전화가 왔다. 평소에 캄비걱정을 하니 나름데로 시경을 썻던 모양이다. " 어머님! 캄비를 친정아버지 공장 수위실에 갖다 놓으시겠데요.그래! 잘되었구나!"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눈물이 나기 시작을 해 눈물의 김장을 했다. 수위실에서 누가 목욕을 시키고 털 손질을 해 줄 것인가? 그리고 내가 우리 캄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눈물이 계속난다. 사람은 먼저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우리 캄비가 주인이 된 격이다. 이미 들어 버린 정 때문에 지금은 괴로워하고 있지만 우리 애기가 그 공간을 메워주리라고 위안을 삼아본다. ♬배경음악:Seduces me / Celine D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