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의상은 20년 전후
요즈음은 계속되는 장마에 심사가 우울한데 중간에 하루종일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날이 있었다.
여고 동창모임에 뭘 입고 나갈까?
망설이다가 생각이 낫다.
장롱 가득히 줄서있는 20년 전후의 옷들이 생각나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보았다.
오래되었지만 지난날 즐겨입던 옷이라서 처분하려니 아깝고 입자니 입을 새가 없어서 장롱만 지키고 있는 옷들이다.
걸어 놓은지가 오래되어 손세탁을 해 다리미질까지 해서 그날 날씨가 좋으면 차려입고 나가봐야지.
잠자리 날개같이 얄은 아사에 폭넓은 원피스다.
아마 사람들이 웃을거야!
이런 생각을 하며 손질해서 걸어놓고 날자만 기다리는데
글세 오늘 빗방울이 떨어어지기에 포기하고 역시 20년 전후의 옷이지만
다른 옷을 입고 외출을 했다.
이렇게 오래된 옷을 훌훌 던지지 못하고 미련을 가지고 있는 건 웬일인지 모르겠다.
그 호시절에 치마자락 휘날리며 휘파람소리나게 거릴던 그 옛날이 그리워,
가끔씩 장롱을 열어보며 지난 날들의 그리움을 만킥하고 싶은 어리석은 생각인지도 모른다.
공연히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