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
수련이 머무는 곳 2004/10/28 10:40   http://blog.azoomma.com/jin7533/165650

                                                         열매   

 

가을에는 모든 식물들이 열매를 맺고 있는데 사람도 적령기가 가을 쯤 되면

열매를 맺어야 한다.

 

나를 식물에 비유하면 지금쯤  열매를 맺어야 하는 가을의 초입에 이른

나이이다.


나는 과연 무엇으로 열매를 맺을 것인가?


내가 나를 돌아보니 3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렇다할 열매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혹시 나도 모르게 씨앗이 될 수 있는 열매가 숨어있는지 한번 찾아보고 싶다.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은 그냥 가만히 있음 맺어지는 것이 아니다.


모진 비바람도 견디어 내야 하고 영양분도 섭취하며, 아름다운  꽃도 피워 벌,나비도 불러 모아야 하고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자기 자신을 굳건히 지켜야만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열매를 굳이 금전적인 것에 비유하고 싶지는 않고, 굳이 찾아 본다면, 내가 이 나이에 큰 상처없이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하고,내 사랑하는 가족이 늘 옆에 있음에 감사하고,내 일가 친척,형제,자매가 나를 따라주니 감사하고,모두가 건강하니 감사하며,세끼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감사하고,내가 건강해서 운동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때로는 내가 보고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감사하고,내가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떠날 수 있으니 나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


이 모두가 나의 보이지 않는 노력의 열매라고 생각하며,욕심부리지 않고 주어진 것에 마춰서 절약하며 살아가니  큰 걱정없고,더더욱 큰 열매는 나의 취미

생활이다.

내가 30년이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정년을 코앞에 두고  IMF에 희생양이 되어 너무나 갑작스러운 사실앞에 당황했던 6년 전으로 돌아가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


이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컴맹을 면해보자!


마침 실직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기회가 있어 나는 컴퓨터 배우기를 선택해서 8개월을 무료로 배웠다.

 

여기서 자칫 시간 때우기로 지나쳐 버릴  수도 있었지만 나는 여기에 생사를 건 사람처럼 열심히 배웠다.


수강생들이 모두 젊은 사람들이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우여곡절을 견디며, 까만 밤을 하얗게 지새우며, 열심히 좌판을 두드렸다.


드디어는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세상을 나는 것 같은 기분으로 더욱 열심히 배웠다.


계속 무언가를 만들었다.


홈페이지를 시작으로 만들고 또 만들었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처럼 첨단을 걷는 그런 유형은 되지 못하고, 그냥 내가 지니고 있는 가족사진을 배열해서 연결시키는 정도이다.


그래도 나는 너무나 좋았다.


비록 보잘 것 없는 홈페이지만 내가 만들었다는 것에 자부심을얻었으며, 홈페이지 경연대회에서 상을 탓다.


여기서부터 나의 용기는 100배 증가되어 날이 갈수록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끼며,지금은 아줌마 닷컴에서 불로그를 운영하며, 매일같이  젊은들과 대화하니 제2의 삶에 큰 보람으로 여기며, 나의 일상생활에 희노애락을 올려 불로그님들의 위안을 받으며 24시간이 모자라게 바쁘게 살고 있다.

65세면 손자를 돌보며 며느리 손에 의지해서 살아가야 할 나이지만 결혼을 늦게해서 아직 며느리가 없는 나는 역시 개의치 않고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해 가며,바쁘게 사노라니 아플 사이도 없다.


내 나이를 기억하지도 않는다.


물론 육신은 갈데없는 할머니지만 정신력 만큼은 젊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며,남에게 추하게 보이지 말자고 자책하며,타에 모범이 되지는 못해도 누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모두가 내가 건강할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이며,황혼의 작은 열매라고 믿으며,이 열매를 잘 익은 씨앗으로 더 많은 열매를 아름답게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