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너무했다 싶어 몇자 적어본다
다름이 아니라 내가 그토록 애지중지 아끼구 사랑하던
고추가 몇개 제법 탐스럽게 열매를 맺어가구 있었는데 ...
아침 저녁으로 베란다 문열구 내려다 보며 사랑을 속삭였건만...
그 댓가로 이젠 제법 먹을만하게 잘 자라주고 있었다.
얼마나 예쁘구 대견한지 암튼 그냥 바라만 봐도 좋았구 행복했다.
따다가 된장에 팍 찍어 묵어 버리구 싶었건만 그래도
좀더 많이 크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안 따구 아꼈다.
아직 더 자라야할 그의 (고추 나름데로 )자존심이 있는데...
한참 지 나름데로 열심히 저 만의 자태를 뽐내며 고추로서
역활을 충실히 해 가구 있는데 그걸 어찌 무정하게 시리
내 입으로 집어 넣을까 싶어 아직은 두세개 따게 생겼지만
그래도 한꺼번에 몇개는 친구삼아 따야지 싶었는데...
교회 갔다 와서 내다 본 결과 글쎄 안 보인다
에구~~
서운해라~~
그거 못 먹어서 아까워서가 아니라 고추가 불쌍타~~
좀더 자라게 놔 두지 어떤이가 그랬을꼬??
지나 다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지만 그렇다구 의심하면
큰일 날거구...
경비 아저씨들 청소하러 다니구 옆집 아줌마 생강 심어 놨다구
다니는걸 봤는데...
요즘 너무 싸서 한근에 천원 하던데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고추를 따 가지구 갔을까??
사실은 많이 많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아침 저녁으로 바라보며 행복해 했는데 어쩜...
암튼 아직도 더 커야했는데 크질 못하구 간 고추의 명복을 빌면서...
그래, 어느 입으로 들어 갔는지 모르지만 주인의 첫 수확도 외면한채
저 멀리 떠나버린 나의 고추야~~
누가 먹었던지 이미 잘 먹었으리라~~
그 고추 먹은 양반 올 여름 고추 덕분에
더욱더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랄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