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춥다구 웅크리구 집에 있슴 안될것 같아
밤 구워 껍질 벗겨서 우유와 귤 한개 가지고 도봉산을 찾았다.
언제나 그러듯이 올라 갈때마다 혼자서 힘들다를 면발하며 오늘은 내 정상까지
가야겠다구 오기로 올라 가다가 나의 제이 정상에서 쉬구 있는데 어떤 할아버지
내 곁에 앉더니 어디까지 올라 가냐구 묻는다
어르신 묻는데 대답 안할수 없어 가는데까지 가요
했더니만 배 한개 꺼내어 깎으시길래 얼른 일어났다
한개 다 못드신다구 절반 먹구 가란다
앉아 있슴 안 받을수도 없구 해서 저 배 싫어해요
하면서 얼른 자릴 뜰수 밖에 없었다.
물론 먹을 내가 아니지만 참 그런거 싫은데...
힘겹게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나의 정상에 올라 양지 바른곳에 자릴 잡구 앉아
가져간 점심으로 군밤과 우유를 먹으면서 앙상한 가지를 바라보며
너네들에게도 그 화려했던 시절이 있었건만 (속으로 중얼 중얼)...
이런저런 생각을 하구 막 하산을 하려 몇 발자국 뛰는 순간 어 ?
내 모자가 아랫 비탈로 날라가 버렸다.
한참을 떨어진 모잘 바라보며 주우러 가려하니 낭떨어지구 그냥 가려니
머리가 춥구 암튼 순간 여러 생각들로 ...
그냥 가자 포기하구 손수건을 꺼내 머리에 두르고 나니 어찌나 머리가 춥던지
모자 쓴것과 안쓴 차이가 그렇게 나는지 새삼 알았다.
집에 오자마자 핸드카 끌구 은행에 들려 공과금 미리 내구 경동시장으로 향했다
이번 주에는 김장을 할까 싶어 마늘도 미리 준비해야 하구 해서
이것저것 사구 배추를 물었더니 값은 떨어졌다구 하건만
그래도 비싼 삼천원이란다
오는길에 화장지 도매집에 들려 화장지와 티슈 유한걸로 달랬다
한참을 오다 확인해보니 글쎄 티슈는 메이커가 다르다
뒤돌아 갈까 하다 그냥가자 담에는 꼭 확인하자...
해가 짧아 집에오니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마늘도 까놔야지??
씻어야지
저녁해야지
컴에도 올라가 봐야지??
이러이러 하다보니 벌써 여섯시가 다가온다
오늘 하룬 그래도 많은 일 하는 하루가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