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숭아 물 들였다.
이번주는 어제까지 사일을 도봉산으로 출근했다.
도시락은 밤 호박에다 복숭아 한개 깎아 가지구 매일 거의 같은 점심이다.
이젠 제법이라구
내 입으로도 이러한 말을 반복하며...
말복 지나구 나니 오히려 내 체력이 더 딸리는 듯 했다.
날씬 또 얼마나 덥구 더운지 글구 힘이 넘 들어서
숨이 턱에 까지 차서 죽겠다란 말이 나오구...
그래서 사일동안 내 나름데로의 정상을 오르지 못하구
삼분의 일 삼분이 이 를 갔다 오곤 했다.
그래도 동네 공원 보다는 몇배 운동 효과가 있을거라구 믿으면서
요즘엔 도토리 줍는 맛이 제법 쏠쏠하다.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사실 시골에선 도토리 같은건 주울 시간도 주워 보지도 않았지만...
그제도 어제도 한됫박 정도 주워 와서 겉 껍질 다 뱃겨서 냉동실에 집어 넣구 나니
아구 다리야 허리야 할머니 처럼 기다시피 일어 나면서 이런짓은 왜 하는지
참 내 자신도 웃긴다 싶다.
일을 사서 하는 편인가 보다.
도토리 다 정리 해 두고 이젠 봉숭아 물 들이기로 했다.
수요일 날 교회 갔다 오면서 문구점에서 사온게 생각이 났다.
열 손가락 다 바르고 엄지 양 발가락에 또 바르고
넘 힘이 드니 담은 누워서 티비 보구
오늘도 비가 안 왔슴 무거운 몸 이끌고 또 도봉산으로 갔을텐데
비 님이 오시는 관계로 다시 한번 봉숭아 물 열 손가락과 이젠
여섯 발가락에 물 들이고 이젠 메니큐어로 마무리 했다.
메니큐어 다 바르고 나니 손톱 발톱이 제법 예뻐 보인다.
그래도 여자라구 남 하는거 다 해 보구 싶은가 보다.
이젠 조금있다 점심 먹구 서서히 간만에 찜방에나 함 가볼까 싶은데
한번 집에 있슴 어딜 나가기 싫어해서 게을러진다.
목욕탕 간게 언젠지 생각도 잘 안나서 그래도 가야지 싶은데 가게 될련지...
비오는 날 붙임개 붙여 먹기 좋구 낮잠 자기 좋은 날인데 사실 낮잠은 잘 안온다
타고난 본성인지...
